설악산 무심선원 일련(이지연, 사진) 원장스님이 시조선집 <나무의 노래>(土房)를 펴냈다. 일련 스님은 그간 낸 8권의 시집 중에서 선집을 엮으며 “시를 한 자도 쓴 일이 없는데 버리려 해도 애착 없고 그냥 두자 해도 둘게 없다”며 겸손해 했다.
이번 선집 <나무의 노래>는 ‘과수원의 봄’, ‘나무의 노래’, ‘늦가을의 풍경’, ‘산을 보는 법’, ‘그리운 변산’, ‘풀씨의 몸짓’, ‘봄의 마음’ 등 7개의 소주제로 나눠 160편을 묶었다. 시에는 시인이 몸으로 체험하고, 의식으로 깨달은 것들이 담겼으며, 선집 앞쪽에는 시인의 서예작품과 그림, 추억이 담긴 사진도 실었다.
일련 스님은 “자연을 접할 때의 교감이 너무 좋아서 시가 써진다. 달이 밝으면 달을 보느라 집에 들어가지 않으며, 바다를 보면 어머니가 달려오는 느낌이 들어 발을 떼지 못한다”며 “시는 언단의장(言短意長)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오도송과 열반송까지 죽을 때까지 시를 쓸 생각이다”고 말했다.
일련 스님은 198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에 당선돼 등단했으며, 1990년 첫 번째 시집 <미루나무의 새>를 펴낸 이후, <하얀 달도 외로워라>(1991), <달과 비구니>(1998), <수를 놓는 가을 햇살>(2001), <눈을 뜨는 별무리>(2002), <별밭에 앉아서>(2003), <무상초 스치는 바람>(2013), <죽비소리>(2015) 등을 냈다. 일련 스님은 <무상초 스치는 바람>으로 2013년 한국문인협회의 ‘제6회 한국문학백년상’을 받았다.
한국시조시인협회와 한국시조여성문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여성문학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0년부터 설악산 무심선원에서 수행정진하고 있다.
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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