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2일 국민독서 실태에 대해 조사한 통계자료를 발표했다. 우리 강원도는 개인별 연간독서량이 5.7권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또한 1년간 1권 이상의 책을 읽은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연평균 독서율이 64.2%로 도민 10명 중 3.5명은 1년 내내 한 권의 책조차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평일 독서시간이 23.3분으로 조사됐다. 연간 독서량은 전국 평균이 9.1권이고, 서울이 13.2권, 인천이 13.1권으로 우리지역의 두 배가 넘는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나는 내가 사는 속초, 양양, 고성지역의 통계가 슬그머니 궁금해졌다. 어쩌면 도 평균치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숫자가 나오지는 않을까?
왜 우리는 책을 읽지 않는 것일까? 바쁘다. 읽을 시간이 없다. 먹고 살기도 힘든 데 무슨 책이냐. 사람마다 수 십 가지의 이유를 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유는 모두 핑계에 불과하다. 결국은 책을 읽어야만 되는 이유를 몸으로 체득시키지 못하고, 생활화 시키지 못한 독서교육의 실패가 그 원인이다. 그렇다면 그 실패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 독서교육이니까 학교의 책임인가? 학교교육도 일부의 책임을 져야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부모와 지역사회도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
책읽기가 왜 필요하며,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책 읽기가 취미 생활이나, 정보나 지식의 습득을 위한 학습의 일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책 읽기는 우리의 생활이자 습관이 되어야 한다. 마치 하루 세끼 밥을 먹듯이, 하루 중 일부를 책과 친구가 되는 시간이 되도록 어릴 때부터 습관화 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책과 친구가 되는 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일은 공부처럼 시켜서 되는 일이 아니다.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책 읽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아이들의 책을 우리 어른들이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면서 아이의 독서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 학교는 학습이 아닌 놀이처럼 재미있는 책읽기가 되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책 읽기가 공부나 과제가 아닌 즐거운 놀이친구라는 인식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지역사회는 우리 지역의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분위기 조성에 최선을 다 해야 한다. 최근에 우리 지역에 작은 도서관이나, 시립도서관 같은 하드웨어의 구축이 늘어나서 다행이지만, 하드웨어의 구축만으로는 아직 갈 길이 너무 멀다. 아이와 부모가 같이 손잡고 작은 도서관으로, 시립 도서관으로, 교육문화관과 교육 도서관으로 놀러 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나무가 심겨졌다고 나비나 벌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꽃이 피고 향기가 나야 나비가 날아온다. 도서관이 생겼다고 책을 읽는 사람이 늘어 날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꽃향기 같은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런데 그런 프로그램을 학부모가, 학교가, 각 급 도서관이 독자적으로 만들기에는 너무 힘들고 어렵다. 여기서야 말로 삼위일체 하나가 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자체는 정부나 독서관련 단체에서 추진하는 각종 공모사업, ‘전 시민 1인 1책 읽기 운동’이나, ‘평생학습 도시’ 사업 같은 시책사업에 공모해서 예산이나 독서교육 인프라 확충에 노력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교는 각급 도서관과 연계한 독서교육 프로그램 계발과 참여를 활성화해야 한다. 또한 학부모들은 스스로 학교나 각급 도서관에서 실시되는 프로그램에 자원봉사자로 적극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어른들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자신은 1년 내내 잡지 책 한 권 펼쳐 보지 않으면서, 아이에게 책 읽으라고 잔소리 하는 어른이 아닌지. 저 부끄러운 숫자 5.7권에 나는 몇 권이나 그 숫자를 늘리는데 기여했는지, 1년 내내 책을 1권도 읽지 않은 3.5명에 내가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아야 한다. 미래 사회의 키워드인 창의적 융합사회는 책 읽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절대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 그러므로 책 읽지 않는 사회는 결코 희망이 없다. 내가 사는 우리 영북지역이 그 희망 없는 사회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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