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루묵 산란철을 맞아 속초지역 항포구에 통발을 이용해 도루묵을 불법 포획하는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나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영랑호 하구 도류제. 바다모래 퇴적을 방지하기 위해 조성된 도류제에 통발을 이용해 도루묵을 잡으려는 주민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주민들은 통발에 노끈을 연결해 방파제에서 내항 쪽 바다에 던져 건져 올리는 방식으로 도루묵을 잡았다. 일부 주민들은 아예 방파제 밑까지 내려가 도루묵 잡이에 열중했다.
관광객들의 추락사고 방지를 위해 설치된 안전난간에는 통발에 연결된 노끈줄 100여개가 마치 실타래가 얽혀 있듯 매달려 있었다. 어둠이 걷히지 않은 평일 새벽시간에도 휴대용 전조등을 비춰가며 도루묵을 잡는 주민들이 있어 안전사고가 우려됐다. 하지만 도류제 입구에는 이를 계도하는 안내문 하나 없었다.
같은 날 동명항 북방파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입구에 ‘도루묵 알 낳으러 왔어요, 우리 바다 우리가 지켜요’라는 안내 문구가 있었지만, 일부 주민들은 아예 방파제 안전난간을 넘어 외항 쪽 삼발이에 올라 통발을 이용해 도루묵을 잡고 있었다. 영금정 정자전망대 앞 바위까지 나가 통발과 뜰채로 도루묵을 잡는 주민도 있었다. 한 관광객은 “항내에서 통발로 도루묵을 잡아도 되냐”며 의아해 했다.
시는 지난해 이맘 때 도루묵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안내문을 설치하는 등 강력한 단속의지를 보였지만, 올해는 뒷짐만 진 채 제대로 단속에 나서지 않고 있다.
동해안은 매년 11월말~12월 초 산란기를 맞은 도루묵이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몰려들고 있으며, 어촌·어항법(시행령제 40조 2항)은 수산동식물 포획·채취를 위해 어구 등의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도루묵을 잡기 위한 통발 등의 불법어구 사용이 지난해보다는 줄어든 것 같다”며 “도루묵 어족자원보호를 위해 올해도 지난주부터 주야간 단속 및 계도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지난 4일 오전 영랑호하구 도류제에서 주민들이 통발을 이용해 도루묵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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