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설악권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마지막회> 설악권의 글로컬 브랜드 진단 및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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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주도에서 탈피해 시민중심 연합체 마련해야 / “글로컬은 곧 경제력” / 속초-‘문화예술 더하고’ / 고성-‘관광자원 묶고’ / 양양-‘자율적 뼈대 만들자’

등록날짜 [ 2016년12월12일 16시00분 ]

글로컬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경쟁력 있는 테마를 통해 도시브랜드를 높이고 이와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무한대로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슬로푸드 발상과 스위스의 골목길 투어, 독일의 그린시티는 인구 10만명 미만의 작은 시골도시를 세계적인 관광‧휴양‧문화‧예술도시로 탈바꿈시켜 놓았다. 바로 그 중심에는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자리하고 지자체는 긍정적 지원역할을, 민간기업들은 지역사회와의 상생구조를 유지하며 선순환적 파급효과를 높이고 있다. 글로컬의 경쟁력은 경제력과 맞먹을 정도로 도시를 성장시켜 나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속초‧고성‧양양은 글로컬의 기본적인 테마는 지니고 있지만, 이를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과 논의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설악권의 글로컬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 중심의 구심체가 보다 명확하게 구성돼야 하고, 지자체는 이를 수용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설악산의 중심 관광도시인 속초시는 남북이산의 아픔을 간직한 청호동 아바이마을이라는 테마로 제1회 전국 이북실향민문화축제를 열어 큰 관심을 끌었다. 문제는 글로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동력인 지속성을 어떻게 유인하느냐는 것이다. 내년에도 이북실향민문화축제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를 높이며 관광객들의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획력과 함께 체계적인 지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단순한 실향민 축제를 뛰어넘어 설악산과 동해바다 등 스위스의 루가노처럼 3박자 관광인프라에 더해 역사적인 스토리를 축제로 승화시켜내는 문화‧예술적 감흥이 곁들여지는 속초 고유의 시나리오가 창의적인 사고와 작업을 바탕으로 속초시의 지원과 참여를 이끌어내며 보다 완성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북단 고성군 역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내의 분단지역으로 글로컬의 풍부한 테마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낮고 지자체의 견인 의지 또한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최근 남북철도를 활용한 레일바이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단순한 인프라 구축보다는 화진포를 비롯한 주요 관광자원과 연계한 특화 길을 레일바이크와 연계시켜 나가는 기획력이 글로컬의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이다.
여기에 명태와 은연어의 양식 성공에 따른 6차 산업화 과정도 글로컬로 묶을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하다.
고속도로의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양양군은 주요 해안가를 중심으로 서핑 붐이 일고 있어 이를 자연스럽게 연계시켜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필요하다. 그 중심에는 서핑연합회 등 민간단체가 자리해야 하며, 지자체는 획기적인 기획력을 담보로 예산편성과 감사권만을 갖고 지속 가능한 시스템 구축을 지원해야 한다. 죽도와 동산해변을 중심으로 많은 서핑마니아들을 유인하고 있는 민간단체와 서핑산업을 견인하는 업체 등이 선순환적 구조의 연합체로 형성될 수 있도록 튼튼한 뼈대를 만들어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탈리아 브라와 스위스 루가노, 독일의 프라이부르크가 모두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과 참여를 바탕으로 자생적인 토양을 키워내며 글로컬의 경쟁력을 극대화한 만큼, 현재 걸음마 단계인 설악권의 글로컬도 행정주도에서 탈피해 시민중심으로 옮겨갈 수 있는 연합체 성격의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이탈리아는 국제슬로푸드 발상지답게 대부분의 식당들이 지속적으로 슬로푸드를 실천하고 있다. 토리노 파스타 가게.

스위스 루가노는 골목길 투어로 3박자 관광의 시너지 효과를 더욱 높이고 있다. 전통 골목길 비아나싸.

독일 프라이부르크는 시민중심의 그린시티위원회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이 정책에 우선 반영되고 있다. 시민들의 요구대로 설계한 그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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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인터뷰 / 이종혁 광운대 교수
“설악권 공동 글로컬 추진 필요”
이번 기획취재에 동행한 이종혁 광운대 교수(관광학부)는 “글로벌 시대를 맞아 국가보다는 도시브랜드가 더욱 가치를 발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각 도시들도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글로컬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고, 자연관광과 휴양으로 대표되는 설악권은 무한대의 글로컬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설악권의 글로컬 경쟁력이 도시브랜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초기 시작단계부터 정확한 지역특성과 민간중심의 추진방향 설정이 필요하고, 속초‧고성‧양양 3곳을 연계시키는 공동의 글로컬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컬이 도시브랜드로 자리 잡는데 최소 10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확실한 경쟁력을 지닌 설악권은 너무 서두르기보다는 체계적인 기획과 자율적인 시스템, 그리고 지자체의 유연한 관리시스템 도입 등 우선 분위기 성숙을 위한 내실을 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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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한양대 교수
“평창동계올림픽과 연계해 시너지 높여야”
이훈 한양대 교수(관광학부)는 “글로컬을 시도함에 있어 재방문이 가능한 지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아무리 하드웨어가 좋고 콘텐츠가 출중해도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면 글로컬로서는 성장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강원도가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세계 각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설악권도 이런 시너지 효과를 겨냥한 토양을 마련하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마다 각기 다른 특징을 한데 모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공동 기획과 마케팅 등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입체적인 사고로 접근해 글로컬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주현 기자

김주현 (joo69523@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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