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1. 동해일보, 62년만에 속초로 돌아오다
2. 동해일보에 실린 수복지구 이야기 1
3. 동해일보에 실린 수복지구 이야기 2
4. 동해일보를 만든 사람들
신문은 시대의 거울이다. 한국전쟁으로 수복된 설악권 군정시절의 사회상이 지역 일간지 <동해일보>에 투영되었다.
<동해일보> 1면에는 대부분 동양통신이 제공하는 국내 정치 기사와 외국 기사가 게시되었다.
1954년 5월 24일자 1면에는 이승만 대통령이 전선에서 중대언명을 했다는 기사가 대통령 사진과 함께 실렸다. 군은 동양의 최강부대로 동양에서 공산군이 새로운 침략을 벌이는 위험사태가 돌발하였을 때는 언제 어느 곳을 막론하고 파견할 용의가 있다는 발언 내용이 실렸다.
같은 해 6월 25일자 신문은 6.25 발발 4년을 맞아 특집호를 발간했다. 1면에는 수복지구를 관할하는 1군단 김종오 군단장, 김주혁 양양군수, 김근식 속초읍장이 수복지구 주민에게 보내는 담화가 실렸다. ‘민족수난의 대가를 숙적말살로서 보복’이라는 제목의 사설도 실렸다. 김주혁 양양군수의 담화에는 “민족의 염원인 북진통일을 완수하기 위한 전시생활체제를 한층 더 갖추고 군사원조와 전력(戰力)증강 및 향토재건사업에 총 진군”이라는 군민 호소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같은 면에는 “반공교육의 철저와 학도 군사훈련을 강화함으로서 교육전(敎育戰)에서 승리하도록 새로운 결의를 요구”하는 양양군 교육회장의 소신도 함께 실렸다.
이러한 기사를 통해보면 1954년 당시 수복지구인 설악권은 반공을 기반으로 한 수복지구의 재건과 반공교육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동해일보>는 수복지구의 특성을 반영하는 기사를 다수 싣고 있다.
당시 <동해일보>에는 수복지구 재건 소식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1954년 7월 7일자 2면에는 김종오 1군단장의 대민원조 추진 언명 기사가 실렸다. 신문은 당시 미군대한원조(AFAK)공사 종합시찰을 한 김 군단장이 7월을 총노력집결기간으로 설정하고 각 부대장병의 총 역량을 집결케 하고 공사장에 감독관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대민원조 건축용 자재가 인천과 원주에서 미군트럭에 실려 양양 물치비행장으로 하루 평균 30~40 트럭 적재분량이 속속 입하 중에 있어, 이 추세라면 대민원조공사가 예정 기일 내에 완공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같은 지면에서 양양지구의 대민원조 건설공사 10개소를 담당하여 2개월간 기초공사에 맹활약해온 을지부대 공병대가 지난 4일 익크부대에 모든 공사를 인계하였으며, 공사의 원만한 진척을 위해 10일경에 군관민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양양면에서는 8개 원조건물의 완공을 위해 면민에게 66만환(圜)을 부과하였는데, 부판(敷板,마루)비와 목수인건비 등에 소요될 예정으로 원조 건축 자재에 부판 등 소규모 자재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대민원조를 바라는 주민 민원도 보도됐다. 같은 면 기사에서 양양면민들은 상운평야를 가로지르는 여운교(如雲橋)가 전쟁 중에 파괴되어 시급히 개설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보도했다.
“60정보 옥토에 위협,
손양면민 여운교 가설을 갈망”
저수지 수축공사로 인하여 한해(旱害)를 겨우 면하게 된 상운평야(上雲平野)는 파괴된 여운교(如雲橋) 미복구로 인하여 근간 계속되는 강우에 60정보 상운 옥토는 또다시 홍수의 위협을 받고 있어, 이에 손양면민들은 대민원조에 의한 동 여윤교 가설을 갈망하고 있다 한다.
상운평야를 횡단하고 있는 보급로 남부에 처한 여운교는 6.25사변 당시에 파괴되었는데 매년 강우기에 수량이 많아 물이 빠지지 못한 관계로 교통차단의 우려가 있어 고의로 도로를 끊어버린 사실도 있는 바 이로 인하여 상운평야에 하천이 밀려들어 수만평 옥토가 년년(年年) 침해된다고 한다. 당 면에서는 이 침수를 방지하기 위하여 누차에 걸쳐 계획하였는데 빈약한 면민들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어 계속되는 강우로 하천의 수량이 많음에 따라 농민들은 하늘만 쳐다볼 뿐이라는 바 이대로 강우가 계속되면 보급로 절단은 물론 양양 3대 평야의 하나인 상운평야는 또한 침수로 매몰될 우려가 있다하는데 동 교량의 복구는 부득히 대민원조 공사로서만 해결될 것이라고 한다.
<동해일보 1954년 7월 7일자 2면 4단>
수산업 분야에서의 구호어구 분배도 눈에 띈다. <동해일보> 1954년 7월 8일자 2면에는 아진(我津, 아야진) 어민들 대상으로 어구 분배를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아진(我津) 어구 분배 완료”
구호어구 분배에 철저를 기하기 위하여 약 2주일간 어민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아야진어업조합에서는 지난 6일 영세어민(零細漁民)에게 분배를 완료하였다고 한다. 배당 상황을 보면 어망은 당 어조(어업조합) 관하 11개 리 중 아야진에 80필을 주고 나머지 각 리에 9필과 로프 및 와이어를 분배하였고, 범포(帆布)는 범선에 한하여 선박 단위로 14마씩 분배하였다 한다. 그리고 면사(綿絲)는 명태작업에 종사하는 1천1백2명에 각 ○태와 종선 선주 및 세망(細網)주에게 각 1태씩 분배하였으며, 못은 종선 8백근, 범선엔 3백17근씩으로 하였다 한다.
<동해일보 1954년 7월 8일자 2면 6단>
엄경선 설악닷컴 대표
1954년 6월 25일 발행된 동해일보 1면. 지령 7백호이며, 6.25발발 4주년 특집호. 김종오 1군단장과 김주혁 양양군수의 사진과 기사, 사설이 실렸다. 하단에는 “상기하자! 6.25, 완수하자! 멸공전”이라는 6.25 상기 표어와 함께 수복지구 행정기관장들의 이름이 실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