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
①설악권의 글로컬 브랜드 추진 현주소
②강원도의 글로컬 브랜드화 가능성 진단
③이탈리아 브라의 슬로푸드 브랜드
성공사례
④스위스 루가노의 관광차별화 전략
⑤독일 프라이부르크의 그린시티 파워
경쟁력
⑥설악권의 글로컬 브랜드 진단 및 전망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에 위치한 프라이부르크는 독일의 녹색수도로 불리며 지속가능한 그린시티로 유명하다. 1970년대부터 시작한 그린시티 운동은 당시 이곳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겠다는 연방정부의 계획에 반대한 청년 뒤쉬시의 캠페인에서 출발한다. 뒤쉬시는 독일에서 가장 숲이 많고, 생태환경이 뛰어난 이곳에 원자력발전소를 짓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시민들과 함께 반대운동을 벌여 결국 정부정책을 포기하도록 유도하면서 그린시티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바로 이 원전반대 운동이 프라이부르크를 위기에서 기회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된 것이다. 프라이부르크는 시민들의 친환경 생태운동을 바탕으로 태양광주택을 비롯해 풍력발전, 자전거 대중화 등 친환경 에너지정책을 지역곳곳에 접목시키는 그린시티로 발전을 거듭해 오며 세계적인 친환경 도시의 중심축이며 네트워크를 이뤄내고 있다.
태양광 주택 그린시티 견인
뒤쉬시의 주창으로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고민하던 끝에 고안해낸 것이 태양광 주택이다. 프라이부르크는 뒤시시를 중심으로 1979년 세계 최초로 아파트에 태양광 판넬을 설치하면서 친환경에너지의 대중화에 나섰으며, 보다 체계적인 태양열 이용을 위해 1982년 협회를 구성해 모든 도심에 태양광 에너지원을 적용하도록 정책지원에 들어갔다.
당시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석탄과 석유로 난방을 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프라이부르크의 태양광 주택은 상상조차 못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평가받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로 대중화에 안착하게 됐다. 1990년부터는 개별주택에 이어 현대적인 분위기의 마을을 조성하면서 태양광 에너지원은 냉난방에 많은 역할을 하며 독일의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았고, 공동주택 또한 태양광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구조로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다. 프라이부르크 외곽인 보봉지역에는 태양광 주택의 최초 설계자인 뒤쉬시의 최첨단 태양광 주택이 자리하고 있다. 이 주택은 360도 회전도 되고 주택 상‧하부가 태양을 따라 각기 따로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돼 최고의 효율성 높은 친환경 주택으로 손꼽히고 있다. 전 세계에서 뒤쉬시의 최첨단 태양광 주택과 세계 최초의 태양광 아파트를 견학하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은 물론 디자이너와 설계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자전거 생활화로 에너지 감축
프라이부르크는 자전거가 일상화된 그린시티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버스와 트램, 자전거 등 대중교통 이용률이 52%에 이를 정도다. 이 중에서 자전거 이용률이 30%에 육박하면서 그린시티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뒷받침하고 있다. 시내 중심가 역 주변에는 어김없이 커다란 자전거 주차장이 들어서 있고,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 정부는 자전거 타기 생활화를 위해 자전거 전용 역까지 만들어 자전거를 비치하고 커피도 마시며 쉴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는 420km의 자전거도로가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이처럼 자전거가 일상화되면서 자전거 주차장은 물론 저비용 자전거 생산에서부터 정비, 편의시설 등 다양한 자전거 정책이 만들어져 시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시민들은 “프라이부르크에서는 자전거를 타면 건강도 좋아지고 어디든지 편리하게 빠르게 갈 수 있어 최고로 환영 받는다”고 말했다. 이곳 시민들은 자전거 타기의 생활화를 통해 에너지 소비 감축과 함께 그린시티 정책을 지속 가능하게 실천하고 있다.
공유하는 공동체 삶 표방
프라이부르크는 다양성에 기인한 공동체적 삶을 표방한다. 보봉지역에는 이를 실천하는 집시들의 공동체 마을이 즐비하고, 대부분의 마을들이 자신보다는 이웃을 배려하는 공동주택으로 설계해 함께 공유하는 삶을 꾸려가고 있다. 공동주택부터 주변의 학교 시설물, 탁아소 등 공유하는 모든 것들은 친환경 에너지를 기반으로 설계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프라이부르크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이어질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시민중심의 정책시스템’이다. 각종 에너지 정책을 시행할 경우, 시 당국은 예산편성과 감사권만을 지닌 채 시민들의 의견을 대부분 정책으로 반영하고, 이를 실행할 연합체를 구성한다. 연합체에는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한 공기업과 시민‧환경단체, 관련 중소기업 등이 참여하게 된다. 연합체의 수평구조를 통해 위원장을 선출하고 서로가 크로스 체크로 건전한 감시와 견제를 넘어 정책추진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프라이부르크 그린시티위원회가 단적인 실례로 현재 이 시스템을 전 세계에 수출까지 하고 있다. 위원회는 각종 자원을 아끼고 활용하는 선순환구조의 시스템을 바탕으로 30년 전부터 오는 2050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모으기에 힘을 쏟고 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프라이부르크는 가는 곳마다 자전거 주차장이 설치돼 있어 그린시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자전거 전용 역.
서로를 존중하는 공동체 삶을 목표로 세워진 공동주택 또한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태양광 아파트.
그린시티 창시자 뒤쉬시의 최첨단 태양광 주택.
베른트 달만 독일 프라이부르크 그린시티위원장
“시민 중심 네트워크가 지속 가능한 발전 견인”
독일 프라이부르크 그린시티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베른트 달만(65, 사진) 위원장은 “그린시티는 정치가 참여하지 않은 순수한 시민중심의 네트워크 연합체로 향후 50년을 내다보는 안목과 인내심이 있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끌어 나갈 수 있다”고 피력했다.
특히 “그린시티 적용은 도시와 국가마다 특징과 방식이 다르긴 하지만 각자 긍정적이고 가장 경쟁력 높은 분야를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고, 무엇보다 상시적인 모니터링과 소통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프라이부르크의 그린시티가 도시브랜드를 넘어 이제는 그린시티호텔까지 연결될 정도로 지역관광‧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늦었다고 판단할 때 시작하는 것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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