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설악권 지역정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정문헌 전 국회의원이 지난 23일 새누리당 원외 당협의원장 7명과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하며 탈당하자, 그의 탈당이 지역정가에 미칠 파장에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새누리당 당적의 지방선출직들을 포함한 보수층들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자칫 지역 보수층의 분산으로 이어져 지역정가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정문헌 전 의원 탈당 기자회견
정 전 의원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새누리당 원외 당협위원장 7명과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는 ‘영혼 없는 통치’, ‘철학 없는 정치’, ‘책임 없는 정치’가 무엇인지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며 “우리는 비통한 심정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태를 갈아엎고 뼈저린 각오로 새로운 땅을 개척하겠다”며 “시대가 요구하는 공정과 공평, 효율과 성장, 그리고 분배까지 생각하고 행동하는 개혁적 중도 보수로 가는 길을 찾아 떠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전날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 및 김용태 의원과 합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 전 의원은 이날 <설악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차제에 개혁적이고 중도적인 성향을 가진 합리적인 보수세력을 만들어야 하며, 그러면 다음 정권은 희망적일 수 있다”고 말해 중도 보수 개혁정당 창당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조만간 지역에 내려와 가까운 측근들에게 탈당 배경을 설명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새누리당 탈당 사태, 지역정가 반응
정문헌 전 의원의 새누리당 탈당과 관련해 지역정가는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새누리당의 내홍이 더욱 깊어져 분당으로 치달을 경우, 지역 보수층이 갈라질 수 있어 지역정가가 새누리당의 사태 전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새누리당 지역 당원은 “정 전의원의 탈당은 새누리당 불신에 따른 새로운 보수세력의 결집 차원으로 이해된다”며 “하지만 지역정가는 정 전의원이 탈당했다고 해서 줄서기를 하거나 탈당에 합류하는 분위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정 전 의원의 탈당으로 새누리당 출신 지방선출직이나 보수 성향의 정치희망자들 사이에서는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새누리당의 내홍이 깊어져 분당으로 이어질 경우 잔류할 것인지, 아니면 정 전 의원을 따라 새로운 정당으로 가야할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정당인은 “내후년에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보수층 성향 지역 정치인들은 어느 쪽에 줄을 서야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이양수 국회의원은 “당이 어렵다고 해서 뛰쳐나가는 것은 책임 있는 모습이 아니다”며 “당에 남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당으로 만들어 가는데 노력하겠다. 또 당이 어려워져도 특정 계파에 줄을 서거나 지역 정치인을 줄 세울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탄핵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특검 수사 결과와 검찰의 최종 수사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한편,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의 23일 당내 잔류 선언으로 연쇄 탈당이 주춤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지역정가는 새누리당 당내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고명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