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귀환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어부들 중에는 다시 2차로 간첩으로 몰려 형사처벌을 받은 피해자들이 많다. 2기 진실화해위의 진실규명결정서에서 언급된 2차 피해 납북귀환어부들은 58명에 이른다. 이 집계에는 2025년에 진실규명 결정이 이뤄진 △제5공진호(서해, 270명) △제3신진호(고성, 23명) △동해호(속초, 6명) △제1·제2 부성호(경북, 17명) △영신호·용흥호(고성, 14명) △해룡호(고성, 5명)는 결정서를 확보하지 못해 2차 피해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2차 피해에는 불법 연행과 가혹행위를 받고 구속되었지만,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피해자들도 포함했다. 이미 간첩으로 몰려 구속되어 재판에 회부된 것만 해도 돌이킬 수 없는 큰 피해가 발생했다. 대복호 김○용과 같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풀려났지만, 사건으로 인해 가정이 파탄난 경우도 명단에 포함했다.
2차 피해자들은 반공법 또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보통 1~2년 징역형을 받았으며, 길게는 10년 이상, 20년 징역형까지도 받았다. 납북되어 북의 지령을 받고 잠입했다는 잠입죄, 북을 찬양하는 발언을 했다는 찬양고무죄, 군사기밀을 비밀리에 수집하고 반국가단체를 조직하고 북의 지령대로 북으로 탈출하려 했다는 간첩죄 등의 죄목이 적용되었다.
진실화해위 보고서에 언급된 58명의 2차 피해자 중에 2기 진실화해위로부터 진실규명결정을 받은 납북귀환어부는 △송○근 반공법 위반사건(군산) △창성호사건(속초) △장○민 등 국가보안법 위반사건(전남) △김○규 반공법위반사건(고성) △김○달 반공법위반사건(고성) △1969년 동해안 고정간첩단사건(속초) △김○수 반공법 위반사건(속초) 피해자 13명이다. 2기 진실화해위 결정과는 무관하게 이미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거나 국가로부터 보상금을 받은 피해자는 16명이다.
진실화해위 보고서에 피해사건이 언급되어 있지만, 해당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결정이 누락된 피해자들이 26명에 이른다. 진실화해위 조사보고서에 언급된 2차 피해자들 명단을 보면, 놀랍게도 속초와 고성 지역 납북귀환어부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특히 1968년 10월 31일과 11월 1일 귀환한 어부들 중에 2차 피해자가 많이 확인되었다. 이때 귀환한 신진호 선원 거진 김○달은 8년 6월, 금융호 선원 대진 김○규는 16년, 태양호 선원 고성 최○식은 징역 9년 6월, 가덕호 선장 속초 최○식은 12년, 가덕호 기관장 경북 한○용은 9년 6월을 복역했다.
이들 피해자 중 2명이 진실규명결정 없이 재심을 신청했는데, 1명은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다른 한 명은 재심이 기각되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보고서에 언급된 피해자 24명도 사실상 재심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진실화해위가 다시 활동한다면, 피해자나 가족이 나서서 진실규명신청을 해야 한다. 2차피해자 진실규명결정 누락은 2기 진실화해위가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사건 해결과 관련해 남겨놓은 중대 과제로 봐야할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엄경선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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