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호 / 강원특별자치도의원
강원특별법 제50조 제4항이 도민의 기대와는 달리 농업진흥지역 해제 권한의 실효성을 저해하는 ‘독소조항’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농업진흥지역’이란 과거 절대농지로 불렸던 ‘농업진흥구역’과 그보다 정도는 덜하지만 여전히 규제가 따르는 ‘농업보호구역’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실상 개발제한구역과 유사한 기능을 한다. 농업진흥구역은 농업 진흥을 도모할 목적에서 농지가 집단화되어 농업 목적의 이용이 필요한 지역이며, 농업보호구역은 농업진흥구역의 용수원 확보나 수질 보전 등 농업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완충 구역이다.
이러한 농업진흥지역은 건축 제한, 용도변경 제한, 용도 외 이용 제한 등 다양한 제약을 받는다. 따라서 농공단지 조성이나 농촌융복합산업 등 부가가치 산업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일정 부분 해제가 필수적이다.
강원특별법 제2차 개정을 통해 강원특별자치도는 국가로부터 농업진흥지역 해제 권한의 일부를 이양받았다. 그러나 강원특별법 제50조 제4항은 이 해제 권한의 대상을 ‘농촌활력촉진지구’ 내부의 지역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농촌활력촉진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소규모·소외 지역의 농업진흥지역은 지정 해제 특례 대상에서 애초부터 제외되며, 결과적으로 도가 확보한 농업진흥지역 해제 권한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게 된다.
농촌활력촉진지구란 개발·투자 등 농촌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강원특별법 특례로 도입된 정책으로, 일정 요건을 갖추어 도내 시군에서 신청하면 규제 완화 등의 특혜를 받을 수 있다.
도가 현재까지 지정한 농촌활력촉진지구는 2024년 4개 시군 143만 3,000㎡와 2025년 5개 시군 69만 8,000㎡ 등 총 213만2,701㎡이다. 이 중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된 면적은 115만7,529㎡로, 도가 확보한 전체 해제 권한 면적 총량(4,000만㎡)의 2.9%에 불과하다. 이대로라면 도민이 기대했던 ‘자율성 확대와 규제개혁’은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2022년 규제혁신과가 주관한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농업 생산성과 보전 가치가 낮은 규모 이하의 농지, 여건 변화에 따른 소규모 농지, 비농지 과다지정 지역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자 하였으나, 현실은 그것이 반영되지 못한 채 반쪽짜리 용두사미로 전락하고 말았다.
현재 진행 중인 ‘여건변화에 의한 해제 기준’ 역시 군도 이상의 도로, 철도·하천시설, 택지·산업단지 개발 후 3ha(헥타르) 이하로 규제하고 있으며, 이 또한 권한 이양을 받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현재 진행 중인 제3차 농촌활력촉진지구 지정 공모에 시군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이를 독려할 수 있는 제도적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3년 한시로 규정된 농업진흥지역 해제 특례의 유효기간을 연장하거나 상시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강원특별법 제50조 제4항의 ‘농촌활력촉진지구 내’라는 제한 규정을 삭제하여, 도지사가 실질적인 농업진흥지역 해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소규모 농지 해제 권한도 이양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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