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명준 고성군수
세계적 역사학자인 토인비는 ‘도전과 응전’이란 이론을 통해 한 문명의 운명은 특정한 도전 상황에 대한 사회의 창의적 대응 방식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한다.
국내 유일의 산악과 해양이 교차하는 내륙형 복합 접경지인 최북단 우리 고성군이 토인비의 주장처럼 글로벌 평화중심도시로 향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고, 이에 지역사회가 분야별로 창의적 대응 방식을 구축하기 위한 필사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광복 80주년인 올해는 국내 유일의 분단도 속에서 분단군인 고성군이 남북분단 75년을 맞은 해이다.
전쟁의 상흔 속에서도 반세기를 훨씬 넘긴 기나긴 세월 동안 우리 군민들은 수복지구라는 특별한 지위와 일상을 지속적으로 영위하기 위해 국가를 먼저 생각했고,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고 있다.
특히, 2008년 금강산관광 중단 후 지속되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지역특성을 살린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 국내 최초 산림이용진흥지구 지정을 비롯해 화진포 국가해양생태공원 지정 추진 등 남북 접경지라는 변수에도 흔들림 없는 글로벌 플랫폼 구축에 공직자는 물론 군민들 모두 매진하고 있다.
또 지역을 권역별로 나눠 북부권은 화진포국제휴양단지 조성사업을 중심으로 DMZ을 활용한 평화경제특구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고, 중부권은 동해북부선 간성읍 역세권을 거점으로 한 송지호 일대의 맞춤형 대규모 민간투자 개발사업을 비롯해 해양심층수 산업화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최근 핫스팟으로 떠오른 남부권은 1.5일 이상 체류할 수 있는 생활인구 중심의 대규모 숙박 인프라는 물론 전원정주형 택지단지들이 민간 위주로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오랜 규제로 묶였던 우리 고성군은 현 시점에서 대규모 민간투자 개발사업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우리군은 울산바위(조망) 케이블카를 비롯해 캠핑장 인프라 확충, 해양심층수산업 다변화 지원 등 분야별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군민들의 실질적인 보편적 복지혜택을 확장하기 위해 일자리 확대 등 각종 복지정책이 모든 군민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강구하고 있다. 이는 ‘함께 고성’이라는 우리군의 슬로건처럼 보편타당한 정책을 통해 군민들과의 지속적인 동행을 이뤄나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사료된다.
더욱이 ‘교육에서 미래를 찾자’는 아젠다로 지역 청소년들의 유럽문화탐방 프로그램을 강화해 운영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보편적 복지국가를 실현한 유럽과의 지속적인 교류는 앞서 언급한 우리 고성군이 직면한 시대 도전에 대한 응전의 관점에서 보면, 지역이 나가야 할 방향성이나 마찬가지다.
최근 여섯 번째 방문한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스 유럽연합대사의 초청 강연도 지역을 이끌어갈 청소년들과의 소통을 위해 공을 들여 준비한 자리여서 더욱 의미가 깊다. 우리지역의 청소년들이 가장 활발한 창의성을 발휘할 성장기에 오랜 문명과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과 글로벌 교감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면, 글로벌 인재로서 지역의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 밝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동서 독일이 베를린 장벽을 넘어서 통일독일을 이뤄냈듯이, 모든 일에는 장벽이 있겠으나, 우리군의 지속적인 도전이 계속되는 한 넘지 못할 장벽 또한 없을 것이라는 게 필자의 소신이다.
분단 후 75년이라는 세월 동안 대한민국의 최전방을 든든하게 지탱하며 감내해 온 우리군의 역사와 그 헌신적 노고를 감안하면, 이제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최전선 지역에 대한 과감한 규제개혁이 보편적 복지사회로 가는 첩경이기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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