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수협이 비리 혐의로 경영전반을 총괄하는 조합장과 상임이사가 모두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에 수협은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직무대행 중심의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임직원들과 조합원들은 이번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속초경찰서는 지난 5일 수산물 냉동창고를 실제 가격보다 바씨게 매입해 7억여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업무상배임) 등으로 조합장 김모(61) 씨와 상무이사 이모(59) 씨 등 2명을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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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수사 이후 수사상황을 지켜보던 조합 안팎과 지역사회는 조합장과 상임이사가 구속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두 사람 모두 조합 경영전반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어 도주 우려가 적은데다, 김 조합장은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점 등이 참작돼 구속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풍문으로 떠돌던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앞으로 검찰의 추가 조사와 법원에서의 재판과정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수협은 조합장과 상임이사의 구속 후 지난 6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박인봉 선임이사 직무대행체제로 비상 경영에 들어갔다. 수협은 현재 김 조합장이 수감돼 있는 속초경찰서에서 주요 업무를 보고하고 동의를 얻어 결제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수협 안팎에서는 앞으로 진행될 검찰의 추가 조사와 재판과정에서 김 조합장측이 수산물 냉동창고 매입 당시 정상적인 감정평가 작업을 거쳐 수협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매입이 이뤄진 만큼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수협이 문제의 냉동창고를 당초 매입 목적인 수산물 냉동보관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당시 조합장 유력 후보였던 김 조합장에게 임대해 줘 명태할복장으로 활용케 하는 등 굳이 매입할 필요가 없는 냉동창고를 고가로 매입해 수협에 손해를 끼친 만큼,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수협 안팎에서는 이와 함께 지난 2003년 조합장과 상임이사가 군납 비리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는 등 2000년 이후 경영진 등이 각종 비리 의혹으로 구설수에 올랐다며 수협 내부에 비리 근절을 위한 차단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속초수협 관계자는 “조합장과 상임이사 구속 후 노사 모두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수협의 경영 정상화와 어민복지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속초수협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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