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영랑호 일대에서 열린 ‘2025년 오뚝이 걷기대회’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출발선에서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장애인과 비장애인 1,000여명은 팀을 이뤄 영랑호를 함께 걸으며 공감과 연대의 의미를 나눴다.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오뚝이 걷기대회’가 지난17일 속초 영랑호 일원에서 7년 만에 다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1,000여명이 함께 따뜻한 봄볕 아래 영랑호를 따라 동행하며 공감과 연대의 가치를 나눴다.
속초종합사회복지관(관장 정지현)이 주관하고 한화호텔&리조트 설악(총지배인 전용진)이 지원한 걷기대회는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처럼, 함께 걷는 사회’를 주제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3인 1조로 팀을 이뤄 2만5,420보, 영랑호 둘레길 약 4km를 함께 걸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나눴다.
걷기대회는 해오름 장애인합창단의 공연으로 문을 열고, 이어진 축사와 공동선서, 퍼포먼스를 통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처럼 함께 일어서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오후 햇살이 포근하게 내려앉은 영랑호는 아직 벚꽃이 남아 있어 봄기운을 더했고, 흩날리는 꽃잎 아래에서 이어진 걷기 행렬은 한층 따뜻한 분위기를 더했다.
현장에는 다양한 모습의 동행이 펼쳐졌다. 처음 만났지만 짝꿍이 된 이와 팔짱을 끼고 걷는 이, 아들처럼 여기며 동행자의 손을 꼭 붙든 이도 있었다.
호미원예에서 원예복지사로 활동 중인 김순영 씨는 “저도 이제 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봉사하고 싶었어요. 이렇게 함께 걷는 건 서로를 구별하지 않고 같은 존재로 존중해준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오뚝이 걷기대회’ 참가자들이 영랑호 둘레길을 따라 손을 맞잡고 함께 걸어가고 있다.
비장애인 참가자 김성임 씨는 다친 경험을 떠올리며 “예전엔 계단 하나하나 내려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몰랐어요. 오늘 처음 만난 분과 한 팀이 되어 걷고 있는데, 지역에서 이렇게 더불어 살아가는 걸 몸으로 느끼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장애인 참가자 이태형 씨는 “운동도 되고 날씨도 좋아서 너무 좋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정지현 관장은 개회사에서 “오늘의 이 한 걸음 한 걸음에 이해와 존중, 연대와 희망이 담겨 있기를 바란다”며 “걷기대회가 장애인을 향한 관심과 지역사회의 인식 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병선 시장은 “시민이 함께 걷는 오늘의 발걸음이 장애인 정책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며 “속초가 ‘시민은 하나로, 속초는 미래로’ 나아가는 도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축사를 전했다.
행사장인 영랑호 잔디광장에는 다양한 체험 부스가 마련됐고, 걷기대회 이후에는 공연과 경품 추첨이 이어졌다. 자원봉사자들과 지역 기업들의 후원이 이날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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