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교육 현장에서 현장체험학습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되는 가운데,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의원들이 안전 시스템 마련을 촉구했다.
도의회는 15일 도의회 앞에서 낭독한 ‘강원 학생들의 현장체험학습 기회 보장을 위한 호소문’을 통해 “현장체험학습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아이들이 세상을 통해 배우는 소중한 교육활동”이라며, “교사 개인에게 과도한 형사책임을 묻기보다는 제도적 보완과 안전한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호소문은 지난 2022년 11월 속초시 노학동의 테마파크로 현장체험학습을 왔던 학생이 후진하는 버스에 치어 숨진 사건과 관련해 담임교사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자, 강원도를 비롯해 전국의 교육 현장에서 현장체험학습 기피 현상이 확산되는 현실에 대한 우려를 담았다.
앞서 지난 2월 춘천지방법원 형사1단독(신동일 판사)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인솔 담임교사에게 주의의무 위반으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며 형사책임을 인정, 교직 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도교육청이 도내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4, 2025학년도 현장체험학습 운영(예정) 현황(4월 8일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현장체험학습은 7,322건(숙박형 1,646건, 1일형 5,676건)이었지만, 올해는 5,712건(숙박형 1,383건, 1일형 4,329건)으로 전년대비 21%(1,610건)가 줄었다.
또 전체 642개 학교 가운데 389개 학교가 현장체험학습을 정상 추진하지만, 3곳 중 1곳인 243개 학교는 축소(123개) 또는 취소(45개)하거나 미정(75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 교육 현장에서는 오는 6월 21일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학교안전법 개정안이 시행될 때까지 현장체험학습을 중단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봄 소풍이 축소되고 있는 분위기다.
도의원들은 사고에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도 “이번 사건은 단순한 형사책임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현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학생들의 체험학습권이 위축되지 않도록 법원과 교육당국, 도민 등 사회 전체의 공감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교사들의 현장체험학습 기피 분위기가 확산되자 광주, 대구 등 시·도 교육청에서는 현장체험학습 안전관리조례를 개정해 기존 ‘학교 밖 활동’으로 규정된 지원금 집행 범위를 ‘교내 체험학습’에도 확대 적용하도록 했지만, 강원도는 조례 개정에 시간이 걸려 사실상 검토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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