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설악산 옛 희운각대피소 전경.
설악산국립공원의 대표 대피소였던 ‘희운각대피소’가 강원특별자치도의 등록문화유산으로 이름을 올렸다.
국립공원공단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현병관)는 지난 11일 ‘설악산 옛 희운각대피소’가 도 등록문화유산으로 공식 지정됐다고 밝혔다.
옛 희운각대피소는 1969년 10월, 한국산악회 회원이었던 고 희운(喜雲) 최태묵(1920~1991) 선생이 설악산에서의 산악사고 예방을 위해 자비와 후원으로 건립했다.
대피소의 이름은 그의 호 ‘희운’에서 따왔다. 1969년 2월, 설악산 대청봉 북사면의 이른바 ‘죽음의 계곡’(건폭골)에서 발생한 ‘설악산 10동지 조난사고’가 계기가 됐다. 당시 한국산악회 해외원정 대원 10명이 눈사태로 목숨을 잃은 비극적인 사건이다.
이 대피소는 천불동계곡과 공룡능선을 지나 대청봉으로 향하는 주요 탐방로에 위치해, 암벽이나 빙벽 등반 등 산악 훈련 시 기상악화나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산악인들의 구조 거점이자 대피소 역할을 해왔다.
대피소 입구에는 ‘희운각’이라 새겨진 석재 현판이 남아 있고, 내부에는 건립 취지와 시기를 알 수 있는 머릿돌도 보존돼 있다. 험준한 산악 지형 속에서 최소한의 자재로 지어진 단순한 구조는 초창기 대피소의 전형을 간직하고 있으며, 설악산 산악문화와 탐방문화 형성의 역사적 증거로 평가받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이번 등록을 앞두고 대피소 관련 문헌과 구술, 사진자료 등을 수집해 보고서를 발간하고 학술대회도 개최하는 등 역사적 가치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 인제군, 한국산악회, 강원역사문화연구원, 국립산악박물관, 속초시립박물관 등이 함께 했다.
박용환 자원보전과장은 “옛 희운각대피소를 국립공원 내 중요문화자원으로 보존하고, 건물 정비와 전시 콘텐츠 개발을 통해 탐방객의 안전과 설악산 대피소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채환 기자 gukyo101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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