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옥 / 속초교육문화관 문예창작반
산불이 능선을 넘나들며
춤을 추고 있다
마을의 안녕을 빌어주던
900년 은행나무가 불에 탔다
사찰이 재로 변하며 땅은 꺼지고
봄이 왔다고
호들갑 떨지 말자
속초 산불 기억 아직도 생생한데
망자를 보살피다 살아있는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삶의 터전을 잃은 그들의 마음
누가 위로 하나요
세찬 바람 막을 수 없다
지구가 신음하고 있는
대가를 혹독히 치르고 있다
가슴이 바짝바짝 메말라 간다
네 탓이냐 내 탓이냐
논바닥 갈라지듯 쩍쩍 갈라진다
기우제라도 지내야 할 것인가
한가하게 시詩를 쓰고 있자니
커가는 아이들한테 미안하다
*속초교육문화관 문예창작반 수강생들의 산불을 주제로 한 시를 4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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