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영 / 국민건강보험공단 속초고성양양지사 속초운영센터장
건보공단은 담배 관련 질환으로 지급되는 급여비 규모가 해마다 늘어나고, 담배 폐해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자, 담배의 위험성과 그 폐해를 은폐, 왜곡해온 담배회사의 책임을 규명하고, 직간접적인 흡연 관련 질환으로 누수되는 보험재정을 보호하기 위해 2014년 4월 담배제조회사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었다.
그 후 6년 넘게 공방을 벌였으나 1심에서 패소한 후 항소하였고, 지난 1월 15일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제11차 변론이 있었다.
법원은 1심판결에서, 담배제조사의 경고 문구나 광고는 법적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판단한 반면, 건보공단의 담배와 특정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에 대해서는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고, 의료비 부담의 인과성 또한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법원은 흡연과 연관된 질환과 건강문제가 담배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건보공단은 항소를 통하여 담배 제조업체의 과실을 보다 명확히 입증하고, 담배가 주요 질병의 원인이라는 인과관계를 구체적으로 증명하겠다고 한다.
물론 과학적 연구와 전문가들의 증언을 통해 담배와 특정 질병 간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제시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으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담배제조사들의 법적 책임을 묻고, 담배의 유해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건보공단은 이사장이 직접 소송당사자로서 변론에도 나설 정도로 흡연 관련 질환으로 인해 매년 증가하는 보험급여비 상승과 재정 누수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이 소송의 최종 결과, 건보공단이 승소하게 된다면, 담배 제조사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고, 흡연 피해자들에 대한 담배제조사의 보상 의무도 발생한다. 이렇게 된다면, 항후 담배 소비는 줄어들고, 담배 폐해에 대한 제조업체의 책임 의식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반면, 건보공단이 패소한다면, 담배 제조업체들이 법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건강보험재정은 지금보다 더 심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담배 폐해와 관련된 사회적 비용도 계속 증가할 것이며, 흡연에 따른 건강 문제 해결에도 더 많은 재정과 사회적 자원이 투입돼야 할 것이다.
향후, 이 담배소송은 건보공단과 담배제조사 간의 법적 다툼을 넘어, 최종적으로는 국민부담과 국민건강의 문제라는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담배 제조업체들에게는 흡연 관련 질환 등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의 부담 여부가 결정되는 중대한 소송이다.
만약, 담배 제조업체에 대한 법적 책임이 인정된다면, 이는 단순히 제조업체들의 과실을 묻는 것을 넘어,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성을 높이고,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공단이 패소한다면 결국엔 흡연 폐해가 보험료 인상이라는 국민부담으로 전환되어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담배소송은 담배제조업체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과 직결된 국민부담의 문제이기 때문에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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