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4일 윤 대통령 탄핵사건 선고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을 결정했다. 우리나라 헌정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은 두 번째 대통령 파면이다. 헌재는 “군경을 동원하여 국회 등 헌법기관의 권한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함으로써 헌법수호의 책무를 저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하였다.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며 파면을 결정했다. 이로써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국가적 혼란 상황이 122일 만에 일단락됐다.
이번 헌재 선고 요지에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라는 내용이다. 시민들의 힘으로 위헌적인 비상계엄을 조기에 종식하고 민주주의와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낸 것이다. 계엄 해제 후에도 시민들은 매일 거리로 나와 대통령 탄핵과 민주주의의 회복을 외쳤고, 마침내 ‘대통령 파면’이라는 결과를 내왔다. 이번 헌재 선고를 통해 대통령의 권한은 헌법이 부여한 범위 내에서 행해져야 한다는 것과 국가의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는 주권재민의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국가 지도자는 이를 가슴에 깊이 새기고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이제 비상계엄과 대통령 파면을 넘어 지역에서부터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기반을 굳건히 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계엄 이후 국민 분열은 더욱 심화했고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다. 정치권은 정쟁에만 매몰되지 말고 헌재의 선고요지와 헌법의 가치를 다시 새기며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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