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손양면 학포리 일대(산 35 외 25필지)에 조성 예정인 양양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팜 조감도.
양양군이 임대형 스마트팜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면서, 청년 인구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총 259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초기 비용 투자의 부담 없이 농지를 저렴하게 빌려 스마트팜 시설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청년 농업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마트팜으로 ‘청년 정착’ 노린다
2030 청년들 사이에서 서핑성지로 추앙받고 있는 양양군은 서핑인구만 일찌감치 55만명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양양군이 청년들의 정착을 돕기 위한 임대형 스마트팜 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국비 140억원을 포함해 259억원의 예산을 투입, 손양면 학포리 일대에 총 4헥타르(약 1만2천 평) 규모의 임대형 스마트팜 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ICT)을 농업에 적용해 자동으로 농작물을 재배·관리할 수 있는 첨단 농장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팜에 인공지능(AI) 기술까지 적용하면서 온도와 습도, 일사량 등 농작물 성장에 필요한 환경을 정밀하게 제어하기 때문에 딸기, 토마토, 오이 등 고부가가치 작물 재배에 적합하다.
양양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일반 재배 방식보다 상품성 높은 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청년들이 비교적 쉽게 농업에 정착할 수 있다”며 “스마트팜 농가의 수확량은 일반 농가 대비 평균 20~30%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팜은 양간지풍이 부는 양양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변수를 줄이고 병해충도 예방할 수 있어 지역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청년들 사이에서 양양 스마트팜이 주목받는 이유는 농지를 저렴하게 임대해주는 임대형 스마트팜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팜을 운영 중인 청년 농업인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스마트팜의 특성상, 임대형 스마트팜은 청년들의 정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농사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치화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이득이 되고, 농작물의 품질을 향상시켜 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년 이상 농사 경험은 필수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팜이지만, 농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농작물에 대한 깊은 이해와 농사환경을 설정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양양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스마트팜이 자동화되어 있지만, 세부적인 환경 설정과 관리는 필요하기 때문에 농사 경험이 전혀 없는 청년이 접근하기에는 쉽지 않다”며 “최소 2년 이상의 교육 과정을 이수하지 않으면 성공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청년창업보육센터 졸업생이 1순위, 농업대학에서 해당 작물 관련 교육을 이수한 인력이 2순위로 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청년 농업인 주거지 확보가 관건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양양 지역 특성상 청년 농업인의 주거지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지역 내 땅값이 높고, 신규 주택이나 보금자리 조성을 위한 예산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양양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주거 문제로, 양양군도 이를 인식하고 있다”며 “다른 지자체는 스마트팜을 위한 아파트 임대나 공동주택 방식을 도입하고 있어 양양군도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양양군이 스마트팜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층을 유입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주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정착이 어려울 수 있다.
앞서 2016년 4월 양양군농업기술센터에서 추진한 ‘귀농인의 집’ 사업은 양양군 내 빈집을 활용한 귀농인 정착 사업의 일환이었으나, 빈집 보수를 위한 예산 문제, 형평성 논란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추진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양양군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팜 사업과 함께 청년농촌보금자리 조성 사업도 추진하려 하고 있지만, 예산과 입지 선정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청년 농업인들은 “월 임대료가 저렴한 주택이 마련된다면 정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홍기성 기자 cogship@naver.com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