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FC의 운영진. 왼쪽부터 한진희 회장, 곽미희 감독, 서수미 부회장, 이수빈 총무.
지난해 3월 창단한 고성군 유일의 여자축구팀 ‘해당화FC’가 창단 1주년을 맞이했다.
고성군 죽왕면 구성리가 고향인 전 국가대표 선수 곽미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이 팀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국 각지에서 여자축구가 부흥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 최북단 고성군에서 여자축구의 첫발을 내딛고 힘차게 날갯짓을 시작한 해당화FC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곽미희 감독 중심으로 23명 참여
해당화FC는 한국 여자축구가 이제 막 첫발을 내딛던 2001년 국제여자축구대회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상대로 우승신화를 썼던 곽미희 감독이 이끌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인 곽 감독은 2004년 어깨 부상으로 서울시청 실업팀에서 은퇴한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지역축구 지도자로 변신했다.
“선수 생활 은퇴 후 고향에 내려와 한 10년을 넘게 있었는데 아시는 분들도 꽤 있고, 근처 군부대도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축구를 배우고자 하는 분들이 모여 팀이 꾸려지게 됐습니다. 운동은 고성에서 하지만 속초에서 오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해당화FC는 곽 감독을 중심으로 축구를 배우려는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창단한 팀으로 현재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23명이 참여하고 있다. 대부분 고성 군민으로 이뤄져 있지만 곽 감독의 명성에 힘입어 속초에서 찾아온 이들도 있다.
해당화FC 선수들이 곽미희 감독의 지도 아래 기초훈련을 하고 있다.
높은 참여율, ‘함께 즐기는 축구’가 비결
한진희 회장은 “저희 팀의 가장 큰 강점은 밝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즐긴다는 점이다. 승패를 중요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즐겁게 축구하는 걸 가장 우선시한다”고 말했다.
해당화FC는 토성공설운동장, 간성생활체육공원에서 매주 2회 화·금요일 정기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비록 팀원은 많지 않지만,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자발적인 참여로 즐거운 분위기에서 운동하는 것을 팀의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
곽미희 감독은 “창단한 지 1년밖에 안 된 팀인 만큼 성과에 연연하기보다 부상에 주의하고 즐겁고 오래 활동을 이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곽 감독은 이제 첫발을 디딘 팀인 만큼 무엇보다 기초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기본기가 탄탄히 다져져야 부상의 위험도 줄일 수 있고, 활동도 오래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화FC가 정기 훈련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팀은 주 2회 정기 훈련을 진행한다.
지난해 ‘신생팀의 저력’ 보여줘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2세대를 함께한 곽미희 감독은 선수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각 선수의 포지션에 맞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해당화FC가 ‘즐기는 팀’만이 아닌 ‘실력 있는 팀’이 되는 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수빈 총무는 “첫 경기였던 원주 도지사 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날 엄청난 폭우 속에서 경기를 했는데 진창에 넘어져 상처도 입었고, 경기 후 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팀원들을 얼싸안고 비와 구별할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해당화FC는 지난해 6월 원주 도지사 배에 출전해 창단한 지 3개월 만에 8강까지 올랐고, 속초 보광배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총 4개 대회에 참가해 신생팀의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줬다.
해당화FC의 팀 엠블럼. 해당화는 고성군의 군화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여성축구
서수미 부회장은 “남성축구에 비해 여성축구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더 많은 사람이 응원해 주신다면, 여성축구도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고성군에는 8~9개의 남성 축구팀이 있지만, 여성축구팀은 해당화FC가 유일하다.
해당화FC는 현재 별도의 지원 없이 운영되고 있다. 고성군체육회에서 일하고 있는 곽 감독의 요청으로 축구장을 빌려 훈련을 하고 있지만, 사무실이 없어 물품보관 공간 부족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팀이지만 축구를 향한 열정과 팀워크로 성장하고 있는 ‘고성 해당화FC,’가 만들어갈 새로운 여성축구의 역사가 앞으로도 기대된다.
현재 해당화FC는 공식 SNS(https://www.instagram.com/hae.dang.hwa_fc25/)를 통해 신규 회원을 모집 중이며, 훈련 참관 및 초보자를 위한 교육도 운영하니 부담 없이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임천식 기자 limcun32@naver.com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