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자지천하지대본(農者之天下之大本)이란 격언은 아무리 시대가 지나도 불변의 진리로 우리의 식량과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원천으로 여겨지며 현재도 유효하다. 갈수록 중요해지는 식량문제는 이런 맥락에서 인류가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각국은 보다 좋은 식량을 재배하여 대량으로 공급하기 위해 농업의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고, 글로벌 기업들 역시 생산, 공급, 판매 등을 원-스톱 처리하는 로드맵까지 만들어 산업화를 견인하고 있을 정도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설악권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농업의 산업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 존재한다. 바로 정부기관인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의 제 기능과 역할 문제다.
속초·고성·양양·인제 등 설악권 4개 시·군에는 양양군을 제외하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운영되며, 지역에서 생산하고 있는 각종 농산물의 고품질 관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역별 농업인수를 비교해 보면 현재 속초시에 자리한 농산물품질관리원의 기능과 역할은 시대흐름에 맞게 재조정하는 것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사료된다.
현재 양양군의 농업인수는 7,500여명으로 전체 인구수의 27%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속초시는 2,300여명으로 3%에 불과하고 경지면적이나 농가 수 또한 4~5배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또 가축이나 작물의 생산량 역시, 양양군이 인근 속초시에 비해 적게는 5배, 많게는 10배 이상 많고, 전국 최초의 양양송이 지리적표시제 시행과 양양송이의 산업화 등을 고려한다면 농산물품질관리원 속초사무소의 양양 이전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조정일 것이다.
현대의 농업은 산업화의 중심에 서 있을 정도로 후속산업과의 연계성이 높아지고 있고, 날로 집약적이고 고도화를 요구하고 있는 마당에 농업인구와 농지면적, 생산량 등이 월등하게 많은 지역에 농업의 산업화를 지원하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없다는 것은 그 기능과 효율성에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지역특성에 맞는 조정이 절실하다.
따라서 설악권의 중심도시인 속초시는 국내관광거점과 수산업의 선진도시로서 그에 걸맞은 집중화와 관련기관을 왕성하게 운영하고 있다면, 농업기능과 역할, 나아가 산업화의 파급효과가 큰 양양군에는 농산물품질관리원 양양사무소가 설치되어야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며 바람직한 것으로 분석된다.
각기 특성에 맞는 분야를 선택하여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글로벌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첩경이다. 이에 우리 양양군민들과 농업인들은 현재 속초에 있는 농산물품질관리원 사무소를 양양에 둘 수 있도록 속초시민들에게 정중하게 건의 드린다.
이를 바탕으로 양양은 고품질 생산지의 전초기지로, 속초시는 소비촉진과 이를 연계한 관광중심지로서 시너지를 극대화하도록 서로 부족한 것은 채워주고 경쟁력 있는 것은 협력하는 상생의 조화가 시급한 시기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설악권 4개 시·군은 민간중심의 설악권번영회협의회(속초시·고성군·양양군·인제군)를 통해 각 분야별로 상생의 기치를 내걸고 효율성 높은 현안사업을 비롯해 세부적인 지역현안도 공유하며 설악권이 새로운 생산성을 창출해 내는데 앞장서고 있다.
속초시의 동서고속화철도 조기추진 지원을 비롯해 고성군의 금강산 관광 중단 피해보상, 인제군의 세계산림엑스포 유치, 양양군의 오색 케이블카 추진 협력 등 그동안 해결하지 못하던 산적한 현안은 물론 중복되지 않은 상생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를 토대로 농업의 선진화를 바탕으로 산업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양양군의 지역특성을 객관적으로 감안한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양양사무소 설치에 전폭적인 공감대를 갖고 지원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아무쪼록 설악권이 상생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하며 우리나라의 선도지역으로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양양사무소 설치에 속초시민들의 배려와 공존의 공감대를 기대해본다.
정준화
양양군번영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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