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막혀 무산됐던 옛 동우대학의 부지 매각이 재추진될 것으로 보여 지역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교육부가 학교법인 경동대가 신청한 옛 동우대학 부지 처분 허가 기간 연장을 승인해줘 부지 처분이 재추진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경동대는 지난해 5월 옛 동우대 부지와 건물을 매각 예정가 855억2600만원으로 입찰공고를 냈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매각 공고가 나자 속초시번영회를 비롯해 3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옛 동우대학 부지 매각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매각 반대 활동에 나서고, 속초시가 난개발을 막기 위해 해당 부지를 개발행위허가제한지역으로 지정하며 매각에 제동을 걸었다.
경동대가 매각을 추진하는 옛 동우대학 부지 30만2390㎡ 가운데 60%에 달하는 18만2280㎡가 과거 시유지였다. 대학 유치라는 선의로 속초시가 ㎡당 718원이라는 헐값에 내줬는데, 학생 유치가 힘들다며 모든 학과를 다른 곳으로 옮겨 문을 닫더니, 이제는 폭등한 땅값을 챙겨 부동산 먹튀를 하려고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더구나 해당 부지는 동서고속화철도와 가까워 일반에 매각 시 무분별한 개발이 우려되는 곳이다. 경동대는 매각 입찰 공고문에 인접지역에 2027년 KTX 2개 노선 속초역사가 들어설 예정이고, 2022년 국토교통부의 ‘거점육성형 투자 선도지구’에 선정된 속초역세권에는 미니신도시가 조성될 예정이라는 광고성 문구까지 넣기도 했다.
매각 반대 주민 3만명의 서명부를 지난달 이양수·백승아 국회의원실에 전달한 비대위는 동우대 부지를 공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동대는 매각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속초시와 협의에 나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교육용 재산을 수익용재산으로 용도변경해주고 처분 허가까지 내줘 이 같은 사태를 불러온 교육부도 학교 쪽 상황만 고려하지 말고 지역사회의 의견도 귀담아듣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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