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문화원이 지난해 12월 발간된 ‘속초시지’로 인해 논란이 발생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향후 수정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납북어부 후손들과 고인들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와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납북어부 측은 시지 전량 폐기를 요구해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속초시지 편찬위원장인 김계남 속초문화원장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속초시지’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전문가 40여명이 참여해 제작한 방대한 작업이었다”며 “원고작성 기한을 정해야 하므로 내용의 시점을 2023년 7월을 기준으로 하여 이후에 새롭게 등장한 사건이나 역사적 기록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납북어부 간첩 조작 사건’은 제목에서 보듯이 당사자분들이 억울하게 누명을 쓴 과정들을 밝혀내 명예와 신원 회복을 돕고자 한 것이었다”며 “그러나 그 의도가 충분하게 반영·전달되지 못해 상처를 키웠다는 당사자분들과 시민들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또한 “어느 시군지를 막론하고 오류와 오자 등의 문제가 상존하지만, 오류와 오자를 최소화 하지 못한 과오에 대한 책임은 회피할 수 없다는 점을 통감한다”고도 했다.
납북어부 측에서 요구하는 시지 전량 폐기에 대해서는 “40여명 집필 위원 동의와 시민들의 여론 수렴 절차가 필요하고, 득보다 실이 크다고 판단한다”며 “현재까지 제기된 납북어부 간첩 조작 사건 문제와 오류·오기 등은 해당 집필진들과 신속하게 검토하여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3월부터 6월까지 속초문화원 홈페이지를 통해 오류 및 오타 등 수정 내용을 접수해 집필진과의 협의와 검증 절차를 거쳐 수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정된 내용은 우선 ‘속초시지’ PDF 파일로 온라인에 공개하고, 8월 중으로 정오표를 제작해 기존 배포처에 배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김춘삼 동해안납북귀환어부 피해자 진실규명 시민모임 대표는 “속초문화원에서 사과했지만 시지를 회수할 의사가 없다고 한 만큼 입장문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지를 전량 폐기하지 않을 경우 법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민모임은 지난달 19일 속초시와 속초문화원을 방문해 시지에 공안당국의 조작된 혐의 사실을 그대로 수록하고 납북사건 발생의 책임을 어민들의 월북 조업 탓으로 떠넘기는 공안당국의 논리를 그대로 서술해 납북어부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전량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채환 기자 gukyo101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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