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의 속초의료원 감사 결과, 비정상적 회계 처리와 법령 위반 계약 등 부적정 사항들이 드러났다. 다른 곳도 아닌,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공공의료기관이 부정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더욱더 충격적이다. 도는 핵심 관계자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속초의료원 정상운영과 재발방지를 위해 후속조치를 신속히 시행할 방침이다. 이번 기회에 속초의료원이 환골탈태할 수 있도록 감사 결과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묻고 지역주민들의 의료 피해가 없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
도 감사위원회는 속초의료원이 2019년부터 보조금을 교부받은 ‘지역거점공공병원 기능보강사업’ 중 전문진료센터 및 검진센터, 병동 증축 등 사업규모가 큰 시설공사 위주로 주요 9개 사업에 대해 중점 감사했다. 총사업비가 약 327억원에 달한다. 감사 결과 회계 증빙자료가 없거나 부족한데도 보완 등 조치 없이 지출 처리하고, 다수의 수의계약을 변칙적 방식으로 체결하고, 미시공 공사에 대한 대금을 업체에 부당 지급한 사실 등을 적발했다. 더구나 이 같은 부정으로 속초의료원이 향후 대금 지급을 위해 약 39억원의 재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걸로 확인했고, 가뜩이나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의료원 재정 운용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속초의료원은 여타 지방의료원과 마찬가지로 의료진 부족, 재정난 등을 겪고 있다. 지역의 의료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응급실 의료진을 제때 채용하지 못해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병원시설공사를 두고 온갖 부정과 편법을 저지르고, 오랜 기간 시민들의 혈세가 새어 나가는데도 의료원 자체적으로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뒤늦게 감사에서 드러났다. 이참에 의료원 조직과 운영체계 전반을 손보고,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주민들이 신뢰할 방안을 내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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