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하 양양군수 주민소환투표가 진행된 지난달 26일 양양읍 일출웨딩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주민이 투표를 하고 있다.
김진하 양양군수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진행됐으나, 최종 투표율이 소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군수직이 유지됐다.
지난 21~22일 사전투표에 이은 26일 본투표 결과, 주민소환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전체 유권자(2만4,925명)의 3분의 1인 8,309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했으나, 투표 참여 인원이 8,038명으로 271명이 부족해 개표가 무산됐다. 최종 투표율은 32.25%를 기록했다. 투표율이 기준을 충족하고 개표 결과 유효투표 수의 과반이 찬성했다면 김 군수는 즉시 직위를 상실하고 4월 2일 보궐선거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번 양양군 투표율(32.25%)은 역대 지방자치단체장 주민소환투표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역대 지방자치단체장을 대상으로 한 주민소환투표의 투표율은 △2007년 경기 하남(31.3%) △2009년 제주특별자치도(11%) △2011년 경기 과천(17.8%) △2012년 강원 삼척(25.9%) 순으로 나타났다.
주민소환을 청구한 미래양양시민연대 김동일 대표는 지난달 27일 <설악신문>과의 통화에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기존 권력에 맞서기엔 역부족이었다”면서도 “이번 주민소환에서 청구인 측에 불리한 법과 제도에 맞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으며, 앞으로 시민단체의 조직적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투표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양양군민들의 분노와 절망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비록 개표는 무산되었지만, 김 군수는 군민들의 준엄한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즉시 자진사퇴하여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진하 군수는 군수직을 유지하게 됐지만, 구속 수사로 인해 사실상 군정 운영에 참여할 수 없는 상태다.
양양군은 부군수 체제 아래에서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주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주민소환투표를 계기로 분열된 지역 사회를 다시 통합하고, 군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민소환 투표로 군민들의 정치적 관심이 높아졌고 향후 지역 정치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한편, 뇌물수수,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속된 김 군수의 첫 공판이 지난달 27일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에서 열렸다.
홍기성 기자 cogshi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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