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한 달이 지나면서 속초지역에서도 음식업계를 중심으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종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메뉴가 3만원대 이상인 한정식 등 고급 음식점 등은 시행 이후 손님이 끊겨 울상을 짓고 있다.
음식업주들은 “국내 경기침체로 매출이 줄어든데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소비가 더욱 위축돼 음식업계가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속초의 대표적인 먹거리촌인 속초먹거리단지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매출이 20% 이상 줄었다”며 “법 적용을 받는 기관이나 단체에서는 거의 오지 않고, 일반 손님이나 자영업자 등이 찾고 있는 정도”라고 했다.
이 업주는 그렇다고 고기 구입 원가가 있는데 메뉴가격을 무조건 3만원대 이하로 낮출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김영란법 시행 이전 기관이나 단체의 회식장소로 주로 이용되던 시내의 유명 음식점도 법 시행 이후 이들이 거의 찾지 않아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속초시지부는 음식업계 가운데 한정식집과 횟집 등에서 타격이 크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일부 음식점 등은 김영란법 적용을 받지 않는 다른 업종으로의 전환을 꾀하거나 휴폐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업소들은 ‘김영란법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3만원대 이하 메뉴를 새로 개발하는 등의 자구책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속초시지부 관계자는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한 달 정도여서 그나마 업소들이 버틸 수 있었지만 앞으로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휴폐업 업소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속초먹거리단지와 시내 횟집상가들은 엑스포공원 및 주공6차아파트 일대로의 상권 확대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신오일 먹거리단지 번영회장은 “3일 전에 회비를 받으러 먹거리단지를 다녔는데 전반적으로 단지 내 상권이 심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김영란법 여파에다 엑스포공원과 주공6차아파트 일대에 상권이 추가 형성되면서 상가들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장사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도 “김영란법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지만 무엇보다 국내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김영란법 영향에 경기침체까지 겹쳐 썰렁한 속초 먹거리단지 상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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