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하 양양군수 주민소환투표가 오는 26일 실시되는 가운데 지난 22일 한 주민이 양양실내체육관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양양군수 주민소환투표가 오는 26일 실시되는 가운데 투표 결과에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민소환투표가 본격화되면서 투표를 독려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열띤 선거운동도 전개됐다.
앞서 사전투표가 지난 21~22일 이틀간 양양실내체육관을 포함한 6곳의 투표소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됐다. 오는 26일 진행되는 본투표는 사전투표와 달리 오후 8시까지 투표가 가능하다.
이번 주민소환투표의 성사 여부는 투표율에 달려 있다. 양양군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확정된 선거인 수는 총 2만4,925명이며,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인 8,309명 이상이 투표해야 개표가 가능하다. 이후 유효투표 수의 과반이 찬성할 경우 김진하 군수는 해임되고, 4월 2일 양양군수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투표율이 기준에 미달하면 개표를 하지 않고 김 군수는 군수직을 유지하게 된다.
김진하 군수는 지난달 24일 뇌물수수,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속됐다. 양양군은 김진하 군수가 구속 기소됨에 따라 탁동수 부군수의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지난 3일 김진하 군수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공식 발의됐다. 양양군선관위는 이날 주민소환투표 공고를 게시하고, 주민소환 청구 요지와 김 군수의 소명 요지를 함께 공개했다.
지역 최초로 주민소환을 청구한 미래양양연대 김동일 대표는 청구 요지에서 △민원인 성 착취 △금품 수수 △플라이강원 20억 제공 △인사 비리 의혹 등을 주요 사유로 들며 “양양군 모두의 힘으로 부정한 군수를 처벌함으로써 양양군과 군민의 자존과 명예를 스스로 회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진하 군수는 소명서에서 “군정에 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 군민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어떠한 책임도 회피할 생각이 없다”며 “남은 임기 동안 양양군과 군민을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했다.
양양군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지난 10일 주민소환투표와 관련한 합동연설회를 개최했으며, 이는 17일 MBC 강원영동과 KBS 춘천방송을 통해 녹화방송됐다. 합동연설회에서는 소환투표 청구인 측인 박봉균 양양군의원이 주민소환투표 청구 취지 등을 설명했고, 김 군수 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주민소환제는 주민이 직접 선출한 공직자를 투표를 통해 해임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부터 시행됐으며, 일정 수 이상의 서명을 받아 청구하면 선거관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주민소환투표가 진행된다.
주민소환이 성사되려면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하며, 유효투표 수의 과반이 찬성해야 해당 공직자가 해임된다.
그러나 주민소환제를 통해 공직자가 해임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2022년 말 기준 행정안전부의 ‘주민소환 운영현황’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47건의 주민소환이 청구됐으나, 이 중 11건만 투표로 이어졌고 가결된 사례는 단 2건에 불과하다. 주민소환투표가 실제 공직자 해임으로 이어질 확률은 1.36%에 불과한 셈이다.
강원특별자치도에서 주민소환투표가 투표로 진행된 사례는 2012년 김대수 삼척시장에 이어 이번 양양군수 소환투표가 두 번째다. 2012년 태백시장, 2021년 양구군수, 2023년 태백시장과 철원군수에 대한 주민소환은 서명인 수 부족으로 투표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그동안 주민소환투표가 투표율 미달로 무산된 사례가 많았던 만큼, 이번 양양군수 주민소환투표는 주민소환제의 실효성을 평가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기성 기자 cogshi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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