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득 시인 연작시집 ‘울엄니3’ 표지.
속초 출신의 신상득 시인이 1970년대 아련하고 애틋한 이야기를 담은 연작시집 <울엄니 3>을 출간했다.
시인은 앞서 2019년 100편을 묶어 <울엄니>를 펴낸 뒤 추가로 100편을 썼고, 그중 50편을 이번 시집에 실었다. ‘울엄니’ 시리즈를 2016년부터 쓰기 시작해 이로써 1970년대 초등학생 시절 이야기는 얼추 마감했다고 한다. 지난 시절의 기억을 더듬게 하는 ‘육성회비’ ‘자치기’ ‘용의검사’ ‘동대문놀이’ ‘솜틀집’ ‘꽁당보리밥’ ‘깡통차기’ 등을 소재로 한 시편들에는 ‘엄니’의 무한한 사랑과 농익은 지혜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울 엄니 말씀처럼/ 험난한 세상살이/ 모를수록 험난할 수밖에 없으니// 우리 그 시절/ 육성회비/ 열심히 내고 잘 배웠으니// 이제 더 이상/ 당하지 말고 살아야겠어요/ 당하지 말고 당당히 살아야겠어요’(‘육성회비’ 중에서)
‘살아계신 내내/ 잠자리에 드는 아들 발/ 포근한 이불로 감싸주시던 울 엄니// 그 사랑 덕에/ 오늘 버젓이 살아가니까요/ 그 정성 덕에/ 오늘 굳건히 살아가니까요’(‘발’ 중에서)
<울엄니3>에 실린 시 한 편 한 편마다 속초 출신으로 <설악신문>과 <강원도민일보>에서 시사만평을 담당했던 조영길 화백의 그림이 더해져 추억을 더욱 상기시킨다.
시인은 글을 쓰면서 “시가 공감을 뛰어넘는 감동이 있어야 한다는 것”과 “1970년대 꼬맹이들의 놀이와 문화, 라디오와 TV 프로그램을 기록해 두면 훗날 서민의 애환을 기록한 역사가 될 것”이라는 두 가지를 늘 염두에 뒀다고 했다.
신상득 시인
세계일보 문화부장을 지낸 박정진 시인은 추천의 글에서 “시와 산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인의 걸쭉한 서사를 기조로 이번 담시(譚詩)집은 이제 기억의 저쪽으로 사라진 60~70년대의 우리네 생활의 생생한 기록들”이라며 “‘속초 판소리’의 훌륭한 대본이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고 썼다.
신상득 시인은 속초고와 고려대 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세계일보에서 18년간 재직했다. 2005년 소설 <랑의 환국> 전작 3권을 출간했고, 2020년 <동방문학>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했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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