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재발견, 지금은 본격적 AI(인공지능) 시대다. 필자는 2년의 공직생활을 포함해 42년, 경동대학교에서만 37년을 재직해왔다. 이달 2월 말 정년퇴임인데 교양대학과 소속학과에서 겨울방학 전에 벌써 퇴임식을 했다. 감사하게도 동료교수들과 학과학생들이 마련해준 자리였다. 스스로 보기에 기릴만한 공적이 없으니 송공(頌功)이란 표현은 사양한다. 오히려 인류가 만든 최고 괴물 AI 관련 학문연구에서 먼저 하차하게 되어 미안한 마음이다.
AI가 인간을 앞서는 시점을 특이점(singularity)이라고 한다. 필자는 이를 ‘AI 하극상’이라 이름하였다. 보통 교양대학장은 인문사회계열 교수가 맡는다. 경동대학교 43년 역사 가운데 이공계 교수가 학장을 맡기는 필자가 처음이다. 교양대학의 특이점, 하극상이라고 퇴임사에서 농담했다. 교양대학도 AI도입과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직을 맡자마자 경동대 최초로 ‘챗GPT 활용 교수워크숍’을 개최했고, 많은 교직원이 참여했다.
그래서 챗GPT에게 물어봤다. “특이점이란? 언제로 예측하나요?” 그랬더니 “특이점은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이라는 개념이며, 이는 AI 또는 다른 기술이 인간의 지능을 초과하는 시점을 말합니다. 이 시점에서는 AI가 스스로 발전하고, 인간의 통제를 넘어서는 능력을 가질 것으로 예측됩니다.”라고 회답했다. 계속해서 특이점의 특징을 “지능의 급격한 증가로 AI는 스스로 개선할 수 있고, 그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인간의 역할 변화로 새로운 기회와 발전의 긍정적 측면, 통제 상실과 윤리적 문제를 우려하며, 현재 가치관, 경제시스템, 사회구조의 변화예측이 불가능한 미래”라고 응답했다.
그러면 미래학자들은 특이점을 언제로 보는가? 당초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지능의 상승곡선”을 기반으로 2045년경이라 했다. 한편 2024년 노벨물리학상의 제프리 힌턴(Geoffrey E. Hinton)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인간을 뛰어넘는 초지능 개발 시기는 5~20년 후가 될 것인데, AI의 통제력을 유지할 방안을 걱정해야 한다.”고 했다. 역시 2024년 노벨화학상의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 구글 딥마인드 CEO도 “AI가 질병, 에너지, 기후 등의 문제해결에 훌륭한 도구인 동시에 그 기술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AI 하극상’을 걱정하는 것이다.
지금 딥시크(deepseek) 문제로 시끄럽다. 이러한 때 학생들에게 마지막 퇴임 강의로 무엇을 전할까 고민하다가 “경동인의 지향점과 실천”이라 정했다. “서울대학생을 이기는 방법 2가지-인사 잘하기(충효인경 忠孝仁敬)와 성실한 태도(自强不息 자강불식), 그러면 마침내 승리하리라!(그리스도 안에서), 이것은 나 자신을 향한 신앙적 자기고백이기도 합니다.”라고 했다. 왜냐하면 충효인경은 바른생활의 기본이며, 자강불식은 자기강화의 실천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스피노자의 말처럼 초연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AI 하극상’ 시대에도 변함없는 덕목일 것이다.
지난해 3월에 대학 보직자들과 함께한 식사자리에서 대학설립자님으로부터 “최 학장은 내가 지금껏 지켜보니 언제나 사람이 한결 같아”라는 말씀을 들었다. 지난 37년간 지켜보신 분께 듣는 이보다 더한 극찬이 없었다. 평생 잊지 못할 과찬의 말씀이었다. 그러면서 과연 말씀대로 한결같은 사도의 길을 걸었는지 스스로 돌아볼 때 부끄러움이 앞선다. 끝으로, 사랑하는 제자들아! 비록 ‘AI 하극상’ 시대라지만, 사람의 도리는 충효(忠孝)의 수직사랑과 인경(仁敬)의 수평사랑, 즉 경천애인(敬天愛人) ‘하늘경외 이웃사랑’인 것을 잊지 말자. 그리고 쉬지 않고 자강(自强)하여 옳은 길, 의에 길을 따르는 한결같은 인생 삶이 되기를 성원한다!
*최철재 경동대 온사람교양교육대학 학장님이 이번 호로 ‘사는 이야기’ 집필을 마칩니다.
지난 2014년 6월 30일자부터 11년 가까이 ‘사는 이야기’에 좋은 글을 보내 주신 최철재 학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사는 이야기’ 집필은 마치지만, 부정기적으로 칼럼을 계속 기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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