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적 학습 환경 구축·모의고사 경험 확대
민사고·외고 등 진학 성과, 도내 일반고로 확대
교사 동아리 꾸려 과목별 예상 기출문제 배포 등
도내 학생들이 2025학년도 대입 진학에서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였다. 민사고·외고 등 일부 특정 학교에 국한돼 온 서울대 등 명문대 진학이 도내 고교 전반에서 나오며 공교육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은 자기주도적 학습 환경 구축, 수능 모의고사 경험 확대 등이 학력 향상의 원동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신 교육감을 만나 향후 도내 교육정책 방향 등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본지와 원주투데이가 공동 진행했다.
올해 대입 결과가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과는.
“올해 대학 진학 성과는 여러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상위권 대학 진학률이 전년 대비 상승했고 의대 지역인재전형에서도 도내 학생들이 대부분의 선발 인원을 채우는 성과를 보였다.
그동안 도내 학생들은 내신은 되는데 수능 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해 탈락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강원대만 해도 매년 도내 학생들이 1천 명 이상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올해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취임 당시 고교 1학년생들이었고, 취임 초부터 이 학생들의 수능 대비에 집중했다.
그동안 서울대의 경우 학습 기량이 뛰어난 일부 특정고에 한해 합격생이 배출됐다면, 올해는 춘천·원주·강릉을 비롯한 도내 시·군 15개 고교에서 합격자를 배출했다는 게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의대 진학자는 수시에 한해 130여 명이나 된다. 강원대 의대 수석·차석은 원주 북원여고가 휩쓸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학생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증거다.”
학력 향상의 배경은.
“취임 초부터 ‘수능이 곧 수시고 정시다’라는 생각으로 줄곧 수능 최저학력을 맞추는 데 집중해왔다. 가장 주효했던 건, 자기주도적 학습 환경을 구축하고 수능 경험을 늘렸던 데 있다. ‘스스로 공부하는 학교 문화 만들기(스공학)’를 통해 여러 학교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시스템을 강화했다.
스공학 정책이 자리를 잡으면서 도내 중고등학교 93.5%가 참여했고 학생과 교사 전반에서 80%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 방과 후 프로그램을 보강하고, 교과별로 맞춤형 학습지원을 제공한 것도 도내 학교 전반의 학력을 향상하는 데 기여했던 것으로 본다. 특히 사설 모의고사를 통해 더 많은 경험을 제공한 것도 학생들에겐 유익했으리라 생각된다. 강원도는 국가에서 시행하는 수능모의고사 외에도 수능과 똑같은 형태의 사설 모의고사를 추가로 준비해 제공했다.
2023년도와 지난해는 도내 교과목별 교사 105명을 선발해 수능 예상문제를 기출하고, 수능 직전 각 학교에 전달해 막바지 총정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시·군을 불문하고 도내 15개 학교 전반에서 서울대 합격생이 배출된 건 공교육이 강화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도내 어디에서나 ‘하면 된다’는 걸 보여준 공교육의 결실이나 다름없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교육’ 실현 방안은.
“강원교육은 내일이 더 기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 중심축에는 ‘사람을 모으는 교육’, ‘배움을 채우는 교육’, ‘지역을 지키는 교육’이 자리한다. 가장 먼저, 올해 강원도교육청은 농촌의 작은 학교들을 매력적으로 변화시켜 학생들을 모을 요량이다. 농어촌 유학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 각 학교에서 학생들이 기초학력부터 진로 탐색까지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배움을 채우고, 인재 양성 또한 지역사회와 협력, 연계하는 목표를 세웠다. 신년사에 밝혔듯 강원교육은 이 세 가지를 중심축으로 올해 지속 가능한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중기계획도 제시했는데.
“‘더 나은 강원교육 2.0 중기계획’을 수립했다. 강원교육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중장기 전략이라고 보면 된다. 세부적으로는 학력 향상, 공교육 강화, 미래 교육 강화, 지역사회 연계, 학교 안전 및 복지 강화 등 총 5가지 목표다. 도내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스공학’과 ‘초공학’을 집중 가동할 계획이다. 학생 맞춤형 학습지원을 강화한다고 보면 된다. 방과후학교를 확대하고 고교학점제를 지원해 공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교육 환경을 구축한 교육과정 개발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또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하는 ‘교육지구’ 사업을 확대하고, 무엇보다 학교의 안전을 강화해 학생들이 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학습하도록 지원을 늘려갈 계획이다. 심리·정서 지원도 포함된다.”
올해 중점 추진하는 ‘초공학’이란.
“초공학(초등 공부 힘 기르는 학급 만들기)은 초교 3~6학년생들의 기초학력을 다지기 위해 추진되는 정책이다. 초·중·고 12년 교육과정 어느 학년이나 다 중요하지만, 특히 초등학교는 수리력, 문해·어휘력 등을 기르는 중요한 시기다. 초등학교에서 시작된 학습 격차가 이후 학업 성취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걸 여러 분석을 통해 보면서 정책 추진을 결정했다.
특히 농촌과 도심지역의 격차도 갈수록 커지는데, 이러한 격차를 줄이고 모두가 동등한 환경에서 공부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초공학은 학생 수준별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고 디지털 기반의 보충학습 시스템을 도입, 활용하게 된다. 쉽게 말해 초등학교 3학년부터 학교에서 교과 보충수업을 제공한다는 거다.
우선 초공학은 올해부터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해 희망자에 한해 시행할 생각이다. 올해 도내 200개 교실에서 시작될 예정인데, 당장 교사들의 부담은 클 수 있다. 하지만 도내 초등생들의 학력 편차를 줄이고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해 중등교사와 마찬가지로 수당을 지급하며 초공학 정책은 정착시켜갈 계획이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대한 견해는.
“AI 디지털교과서는 미래 교육의 필수 요소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 수준에 맞춰 교육을 제공할 수 있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학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이 단절되지 않도록 디지털 교과서를 보조도구로 활용하는 등 오프라인 수업과 균형을 맞추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강원교육청은 디지털교과서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도 교육현장에서 원활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갈 계획이다.”
속초중 이전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데.
“현재 사유지 주민분들을 만나 부지 매입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타진하고 있다. 지난달 속초양양교육지원청이 이전부지에서 토지보상을 위한 감정 평가를 실시했다. 현장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상액이 산정되면 보상 협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한다. 토지 수용절차가 늦어지지 않도록 도 교육청도 관심을 갖고 추진하겠다.”
남은 임기동안 주력할 핵심 정책은.
“남은 임기는 취임 초 제시한 ‘더 나은 강원교육’을 완성하는 시기가 될 거다. 여러 정책 중에서도 학생들의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한 ‘스공학’과 ‘초공학’ 추진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남은 임기에는 작은 학교를 되살리고 탈바꿈시키는 작업도 매진할 생각이다. 더불어 교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도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강원도의 교육정책이 학생들에게 희망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도내 학생들이 어느 지역, 어떤 환경에서도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공교육을 강화하겠다. 그동안의 성과를 현장에 안착시키고 약속드린 모든 공약을 실천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도민분들의 신뢰와 관심, 응원이 필요하다. 끝까지 강원교육을 믿어주시길 당부드린다. 기대에 부응하는 교육청이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설악신문·원주투데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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