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①설악권의 글로컬 브랜드 추진 현주소
②강원도의 글로컬 브랜드화 가능성 진단
③이탈리아 브라의 슬로푸드 브랜드
성공사례
④스위스 루가노의 관광차별화 전략
⑤독일 프라이부르크의 그린시티 파워
경쟁력
⑥설악권의 글로컬 브랜드 진단 및 전망
이번호부터 글로벌 시대를 맞아 설악권의 지역특색에 걸맞은 문화·관광테마가 얼마나 경쟁력을 갖고 있는 지 진단하고 나가야할 방향을 모색하는 ‘글로컬 브랜드 자산 발굴 및 활용’ 공동기획보도를 6회에 걸쳐 연재한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속초·고성·양양의 관광활성화 사업과 강원도와 유럽의 선진사례를 짚어보고 설악권이 지향해야 할 글로컬사업의 타당성과 미래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편집자 주>
설악권은 그동안 설악산과 금강산을 연계한 관광산업을 글로벌 브랜드의 중심에 놓고자 많은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했지만, 하드웨어만 키운 탓에 국제관광지로서의 경쟁력이 한계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연간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훌쩍 넘긴 상황에서 지역의 특화테마는 나갈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예산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서핑시티로 새 전환점 모색해야
양양군은 그동안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을 비롯해 양양국제공항 관광단지 조성, 오색관광지 활성화사업 등 덩치 큰 하드웨어사업을 추진해왔다.
해변의 관광테마도 피서철 이벤트에 그치고 있고, 자전거도로나 산악형 휴양관광 역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400여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피서철과 단풍철을 제외하면 6∼7개월은 비수기로 양양군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런 가운데 3년 전부터 양양군의 글로벌 브랜드 가능성을 제시하며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테마가 바로 서핑이다. 경남과 부산 등 주로 남해안에서 안정적인 파도와 해변, 좋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성행하던 서핑이 인구 2만7천여명의 작은 도시, 양양군으로 상륙한 것이다.
양양 현남면 죽도와 동산, 인구, 남애1리, 현북면 기사문, 손양면 동호리, 강현면 설악해변 등 관내 해변을 중심으로 서퍼들이 몰리면서 전국적인 서핑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현재 전국의 7만여명의 서핑인구 중 연간 5만여명이 양양해변을 찾고 있다. 국내 75개 등록 서핑 숍 가운데 30여개가 양양해변에서 성업 중이다. 매년 소규모의 서핑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군은 서핑거리 조성과 유소년 및 청소년 대상 서핑교육, 대학교 교양수업 과정 개설 등 후속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남북문화 동질성 회복의 장으로
설악산을 모태로 한 국제관광 1번지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글로벌 관광도시 만들기에 나서고 있는 속초시는 설악동 재개발 사업이 더디게 추진되면서 추동력을 잃자, 크루즈 관광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제1회 전국 이북실향민문화축제를 개최해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실향민 마을인 청호동을 중심으로 열린 이번 축제는 전국 각지에서 실향민들이 찾았으며, 남북문화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창구역할로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실향민문화축제는 실향민들의 생활상과 문화를 속초라는 장소에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돼 향후 글로벌 브랜드로서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는 그 지역의 독특하고 독창적인 테마에 기인하고 있는 만큼 실향민문화축제는 유일한 분단국가의 분단지역인 속초를 다시 세계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유인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테마길에 관광테마 연계성 높여야
최북단 고성군은 평화통일의 전진기지라는 기치를 내걸고 금강산 관광의 출발도시로 브랜드 가치를 높였지만, 금강산 관광중단 이후 이렇다 할 관광전략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관광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북단 고성군은 송강 정철의 관동팔경이 위치한 역사성을 기반으로 지난 2009년부터 ‘관동별곡 8백리 문학축전’을 열고 구경길, 동해안 해파랑길 등 테마길을 조성해 관광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또 다양한 둘레길을 바탕으로 최북단 접경지의 특성을 살린 DMZ세계평화생태공원 유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투입한 노력에 비해 시너지 효과는 못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관동별곡 8백리 길은 현재 국토해양부의 관동팔경 동해안 녹색경관길, 행자부의 평화누리길, 문화체육관광부의 해파랑길 등 3개 중앙부처에 모두 선정된 유일한 녹색 명품길이지만, 이를 바탕으로 한 영상, 음악, 축제 등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더뎌 클러스터가 구축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동해안 해파랑길이 부산에서 시작해 고성군까지 770km에 이르고 그 종착지가 고성군이기 때문에 접경지의 안보테마와 석호, 북방식 가옥 등 특이한 생활문화 및 자연가치를 접목시킬 경우,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근 양양지역이 서핑시티로 각광받고 있어 글로벌 브랜드화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올해 6월 속초에서 열린 제1회 이북실향민문화축제는 글로컬 관광테마로 손색이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성지역의 관동별곡 8백리길 등은 안보테마와 생활문화 등을 연계한 활성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 인터뷰/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설악권 특성화 충분·중장기 글로벌화 필요”
한양대 관광연구소장을 겸하고 있는 이훈 교수는 “최근의 글로벌 관광 추이는 체류확대를 통한 질적 중심과 국가중심에서 도시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지역의 관광개발단계는 인프라 구축에서 관광매력 개발 및 관리에 이어 예술결합단계가 진화되고 있기 때문에 각 도시별로 개성과 특성을 최대한 살린 특화전략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글로컬이란 가장 지역적인 관광테마를 글로벌 상품화하는 것으로 축약할 수 있는 만큼 일상문화의 잔잔함도 그 대상이 될 수 있고, 무엇보다 차이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소재를 발굴해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김제 지평선 축제의 경우를 보면 농경문화를 체험하려는 현대인들의 호기심이 발동해 지속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다”며 “설악권은 서핑시티나 실향민문화축제, 안보관광 등은 차별화와 특성화가 충분해 강원도는 물론 전국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단기 계획보다는 중장기 계획을 통해 단계별로 글로벌화 하려는 노력과 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