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1. 붉은대게와 젓갈의 고장, 속초
2. 붉은대게가공산업, 어디까지 왔나
3. 제2의 도약 꿈꾸는 속초젓갈산업
4. 강경젓갈은 어떻게 다르나
5. 울진 붉은대게가공산업 사례
6. 붉은대게와 젓갈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젓갈하면 짜다하는 인식이 있어 잘 안 먹었습니다. 속초젓갈이 다른 지역의 액젓 등에 비하면 염도가 엄청나게 낮은데도 불구하고 같이 도매급으로 취급돼 잘 팔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신제품 개발과 함께 염농도를 줄이는데 중점을 뒀고 식해에 고혈압에 좋은 성분이 있다는 것을 발견해 홍보했었죠.”
속초젓갈산업통합지원사업단장을 맡았던 조순영 강릉원주대 식품가공학과 교수의 설명이다.
속초젓갈기업 창업 이어져
속초젓갈산업이 변화와 도약을 거듭하고 있다. 젓갈의 염도가 낮아졌고 기업들의 특화제품이 많아졌다. 젓갈기업이 규모화 되고 홍보·마케팅도 강화됐다. 이는 속초젓갈산업통합지원사업(이하 속초젓갈RIS사업)의 영향과 지자체의 지원, 여기에 소비자의 입맛과 선호에 맞추기 위한 기업들의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이 더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속초젓갈RIS사업은 2008년 7월부터 2014년 2월까지 2단계로 진행됐다. 정부의 지역연고육성사업(RIS)에 선정돼 모두 63억여원이 투입됐다. 1단계 55개사가, 2단계엔 34개사가 참여 및 수혜기업으로 지원을 받았다. 젓갈기업의 창업이 이어져 사업기간 동안 모두 26개사가 신규로 젓갈산업에 뛰어들었다. 속초젓갈RIS사업단이 집계한 속초지역 49개 젓갈업체의 전체 매출을 보면, 2012년 397억8,200만원에서 RIS사업의 사실상 마지막 해인 2013년에는 488억7,500만원으로 90억5,300만원(22.9%) 증가했다.
속초젓갈RIS사업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속초젓갈의 품질개선과 신제품 개발이다. 웰빙저염젓갈은 속초젓갈의 특징이 됐다.
이정희 정이푸드빌 대표이사는 “RIS사업은 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좀 더 접근할 수 있도록 기존 제품을 저염젓갈로 만들자는 데 포커스를 맞춰 추진됐다. 지금은 대부분의 젓갈이 저염이다. 염도가 3.5%~4%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RIS사업단은 속초젓갈RIS사업으로 24건의 제품을 개발하고 지적재산권으로 68건의 특허출원과 29건의 특허등록을 이뤘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젓갈시장의 확대를 위해 특화제품 개발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
풍미식품은 전라남도 완도에서 나는 세모가시리 해초를 이용한 해초젓갈과 세모가시리에 다시마까지 넣어 잘게 다져 만든 해초비빔젓갈을 개발해 2009년부터 대표 제품으로 전국의 음식점과 체인점 등에 판매하고 있다. 가시리젓갈로 상표등록까지 마쳤다. 김영수 풍미식품 대표는 “해초를 이용해 젓갈을 숙성하면 염도가 떨어지고 해초의 알긴산 성분이 젓갈을 코팅해 방부제를 쓰지 않아도 유통기간이 길어진다. 물론 해초의 풍부한 영양성분도 섭취할 수 있다”며 “해초낙지젓갈은 연간 30톤(2억5천만원~3억원) 가량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선호식품은 씨앗호떡에서 착안해 아이들에게 맞춘 밥에 비벼 먹는 ‘씨앗젓갈’을 대표 젓갈로 내놓았다. 오징어, 낙지, 청어알에 고소한 해바라기와 호박씨를 첨가해 만든 제품이다. 이승격(속초젓갈생산자협회 회장) 선호식품 전무는 “씨앗젓갈은 상표등록을 했고 선호식품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이마트 특판과 젓갈 본토라는 강경의 유통업체에도 나가고 있다”며 “아이들 때부터 젓갈을 먹게 되면 젓갈산업이 탄탄해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명태회 수요 폭발적 증가
속초시에 따르면 젓갈 제품 중 명태회와 가자미식해 시장이 급격히 신장했다. 특히, 지난 몇 년 새 명태회는 냉면, 국수, 수육, 족발, 야식집 등으로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빙초산 대신 식초를 사용하고 무색소 무방부제로 명태회의 질과 맛은 향상된 반면, 가격은 예전보다 떨어져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게 관련업체들의 설명이다.
문은희 신화식품 대표는 “일반 식초로 만든 명태회를 개발해 전국에 납품하고 있다. 10여년 전 처음 시작할 때는 10㎏ 정도 팔았는데, 올해는 200톤~300톤을 예상하고 있다. 작년보다도 두 배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동화푸드는 명태회가 전체 젓갈 매출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주력상품이다. 이지연 대표는 “딱딱하거나 지나치게 달지 않고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라고 했다. 국내외 박람회나 전시회에 많이 나가는 동화푸드는 지난 GTI 박람회에서 중국업체와 명태회와 오징어젓갈, 낙지젓갈 등 150만불어치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정이푸드빌은 200g 짜리 소포장 명태회를 홈쇼핑에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젓갈을 대형마트나 백화점, 해외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해썹(HACCP·식품안전관리인증)시설을 갖춰야 한다. 이에 속초시는 중점사업으로 대포 제2, 3농공단지에 입주한 대부분의 젓갈업체에 해썹시설을 지원했다.
이승격 선화식품 전무는 “젓갈과 같은 전통식품은 홍보와 마케팅, 신제품 개발 등으로 매출이 급격히 상승했다가 떨어지기도 하지만, 어느 기준선 이하로는 더 낮아지지 않는다. 젓갈은 속초의 대표적 먹거리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재환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동해안 젓갈 콤플렉스센터에서 청소년들이 젓갈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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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박동천 속초젓갈산업통합지원사업단 팀장
“지역특산품서 세계적 명산품으로”
-속초젓갈RIS사업의 목적은.
△속초시의 특산품인 양념젓갈을 세계적 명산품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추진했다. 특히, 영세한 젓갈업체들의 상품을 다양화해 매출을 극대화하고, 국내외 판로개척은 물론 해외 수출까지 확대해 속초시를 국내 제1의 양념젓갈 제조단지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어떤 사업들을 추진했나.
△신제품 개발과 기업 지원, 마케팅이 주요사업이었다. 젓갈 신제품을 개발해 상품화하고, 업체에 포장, 용기와 디자인 개선을 지원했다. 팜플렛 등 홍보책자를 발간하고 판로개척을 위해 국내외 전시회에 참가했다. 10여개사에 쇼핑몰 홈페이지를 구축해 주고 지하철광고와 신문, 방송, 포털 등을 통한 홍보활동을 벌였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모두 5회에 걸쳐 속초젓갈축제를 개최했다. 공동브랜드로 ‘바다海속삭임’의 상표등록을 했다.
-RIS사업 성과는.
△가장 큰 성과는 영세업체들의 매출이 크게 늘어났고 중소기업 규모로 커졌다는 것이다. 고용인원도 많이 늘어났다. 그동안 젓갈하면 강경젓갈을 떠올렸는데, 속초젓갈을 저염화, 웰빙화 하면서 홍보가 많이 되고 인지도가 높아졌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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