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질 조각가’ 장국보 작가.
‘망치질 조각가’ 장국보 작가가 2월 6일부터 9일까지 서울 코엑스 C홀에서 열리는 ‘제14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5’에 참여한다.
사단법인 한국조각가협회(이사장 김정희)가 주최하고 국제조각페스타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서울국제조각페스타는 국내 최대의 조각 전시회이자 아트페어로 2011년부터 시작됐다. 매해 특정 주제를 정해 작가를 공모하고 심사를 거쳐 전시 기회를 부여한다.
장 작가는 개인 부스에 대형과 중소형 작품 15점을 출품한다. 모두 화강석을 일일이 망치질 해 만든 작품들이다. 속초 출신으로 서울국제조각페스타 개인 부스 전시는 장 작가가 처음이다.
이재언 미술평론가는 “발상과 제작이 분업화된 요즘 시대에 오로지 작가 혼자 정과 망치 위주의 수작업으로 압도적 스케일의 석조 모델링을 완성한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울 뿐”이라며 “자잘한 기교를 버린 투박함 속에서도 조화로움과 건강함을 추구하는 우리 조각의 가치를 부단히 진화시켜 가는 작가의 노고에 갈채를 보낸다”고 했다.
그는 장 작가가 이번 전시회에 대형 작품으로 선보이는 근작 ‘회귀 : 그냥 돌이고 싶은 돌’(100×100×250㎝)을 두고 “다시 한번 조각계에 신선한 충격파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하기도 했다.
장국보 작가의 전시작 ‘회귀 : 그냥 돌이고 싶은 돌’(100×100×250㎝).
장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돌 작업을 접한 지 45년째. 나는 화강석 망치질이 좋다. 오래도록 우리 역사 문화와 함께한 우리와 닮은 화강석이라 더 그렇다”고 썼다. 이어 “창작 구상의 고뇌와 망치질 작업의 고통은 가히 임신과 출산 과정을 연상시킬 정도로 힘이 들지만, 어렵게 돌에 담은 생각이 망치질로 조금씩 드러나 보이기 시작할 때의 희열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며 “하루 2만~3만 번의 망치질. 천년 혹은 만년 보존될 화강석에 나와 우리의 소소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의 손길을 빌리지 않고 담아내는 일이 좋다”고 했다.
장 작가는 고성군 토성면 천진에서 ‘장국보 조각마당’이라는 작업실과 전시실을 운영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100인 조각가 작은기념비 초대전(2005)을 비롯해 송추아트벨리현대조각 초대전(2010), 강원현대미술 초대전(2022), 마키아올리 개관 초대전(2023), 한국조각가협회전(2024)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강원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미술교사로 재직했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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