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대한민국은 탄핵 정국 속에서 극심한 사회분열 · 정치갈등 · 포플리즘 · 내로남불로 미래로의 도약이냐 추락이냐의 경계에서 생각의 한계에 갇혔다. 큰 원인 중의 한 가지를 꼽는다면 보수 · 진보로 우왕좌왕 대립의 변화 없는 정치가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추락할 것이고,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면 도약할 것을 알 텐데, 선량한 국민들만 볼모로 잡고 있다. 국민을 호구로 보면 큰 코 다칠 텐데 말이다.
정치는 소통이다. 말이 말로서 기능을 하는 데 필수적 덕목은 신뢰이다. 우리 정치는 신뢰를 내팽겨치고 남 탓만 하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있다.
내로남불이 일상화된 개인의 이기(利己)가 팽배한 사회환경에서 살고 있다.
극심한 정치 갈등과 공정이라는 가면으로 나쁜 습관을 답습하는 측면도 있지만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이 사라진 탓이기도 하다.
눈속임으로 일궈낸 부끄러운 자리에 앉기 위해 상대의 뒤통수를 치고 패거리, 줄서기의 힘을 담보로 거짓이 진실을 이기려 한다. 그러나 훌륭한 희망을 품고 있는 젊은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그나마 소망스럽다.
지금 대한민국 속에서의 속초는 글로벌 시대 속초다움의 비전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비전이 없으면 방황하게 되고 방황이 길어지면 방향을 잃게 된다. 진영에 갇혀서 아무 정책 없이 차기 선거에만 몰입한다는 분위기에 대다수의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린다.
말로만 ‘시민은 하나’라는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를 내걸고 있지만 정작 시민은 뒷전이고 정해진 이념만 부르짖고 있다. 지역의 발전과 시민을 위한다는, 체득의 간절한 호소가 부재중이다. 구체적인 해답 역시 전무후무하다.
진영에 갇힌 정치는 우정도 사랑도 염치도 없다. 진영을 떠나 각자의 구체적인 삶의 방향으로 돌아가야 할 때이다.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지적할 때 비로소 “아차!” 정신을 차린다. 비정상으로 흘러가는데 좋은 게 좋다고 관망만 하고 있는 것도 변화에 배치되는 무언(無言)이다. 아무 말 없는 무관심이 잘하고 있는 것으로 믿게 하고 정책 없이 우쭐 되게 하며 자가당착에 빠져들게 한다.
2024년을 보내며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가 도량발호(跳梁跋扈)이다. 권세나 세력을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뛰는 행동. 요즘 딱 어울리는 풍자다. 명나라 말엽에 이탁오라는 학자가 고백했다. 50세 이전의 나는 정말 한 마리의 개에 불과했다. 앞의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나도 따라서 짖었다.
누군가 “왜 짖었니?”하면 아무 말도 못하고 쑥스러워했을 뿐이다.
진영에 갇힌 한 마리의 개로 살지 말자. 진영에 갇혀 진영이 정해 준 주장을 큰 소리로 짖어봐야 충성스런 개 한 마리에 불과하다. 생각이 없으면 염치도 없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지 말아야 한다. 진영싸움으로 겪은 임진왜란과 식민지의 뼈아픈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자. 정치로 인해 시민 모두가 힘들고, 상처만 남고, 나아가 그냥 불경기 때문이라는 생활 변명에 대한 경각심까지 갖게 만든다.
2025년 정치는 진영정치에서 생활정치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 시(市)는 24년을 마무리하며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지정되었다.
이에 따라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198억 원의 조성사업비를 정부로부터 받는 성과를 얻었다. 필자가 의원 시절, 늘 지적 했던 정책이 ‘속초다움의 관광시설’이었다. 관광객들이 충분히 즐길 수 있고 감동할 수 있는 숙박형 체험과 살거리·먹거리로 풍요로움이 마르지 않는 문화뿐만 아니라 문화체육으로의 대한민국 1등 관광도시로 환골탈태하길 바라며 이제부터라도 진영을 떠나 머리를 맞대보자. 정신 차려라! 정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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