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2일 양양향교에서 기로연을 베푼다고 하기에 다녀왔다. 전국 향교에서 음력 11월15일을 전후하여 ‘기로연’을 베풀어 경로효친 사상을 드높이고 있다.
기로연(耆老宴)의 유래는 조선시대 예조(지금의 교육부 또는 문공부)의 주관으로 정 2품 이상을 역임하여 국가발전에 이바지한 문신들을 초청해 잔치를 열어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던 관습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매년 2회에 걸쳐 실행했는데 봄에는 상사일(上巳日 음력 9월 69일)에 실시했다. 이와 같은 미풍양속을 유림들이 원용하여 향교에서 잔치를 열어 지방의 연로하신 어른을 모셔 즐거움을 나누는 관습으로 발전되었다.
‘기로연’의 글자를 살펴보면 60세를 耆(기) 하고 70세를 老(노)라 했다. 이와 같은 유래와 정신이 함축된 ‘기로연’을 매년 향교에서 실시하고 있다는 것은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문화민족만이 향유 할 수 있는 자랑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양양향교 기로연에는 남·녀 각 한 분이 표창을 받기도 했다. 남자 어르신은 90세로 초등교육계에서 한평생 봉직하신 분이며, 교장으로 정년 퇴임한 후에도 한학에 열정을 쏟아 한문 지도와 漢詩作法(한시작법)에 대해서 조예가 깊은 선생님이었고 여자 어르신은 102세로 자녀를 훌륭하게 성장시켜 집안의 발전과 좋은 가풍을 이루게 한 현모양처였다고 한다.
잠깐 말을 바꿔 보고자 합니다.
인간의 성장 발달은 학교 교육을 통해서만 지적, 정의적, 신체적 면을 완전하게 습득할 수는 없다. 인간의 출생 후 최초사회는 가정이다. 가정에서, 지역사회에서, 학교에서, 교육을 받아 바람직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보고 들은 것은 그 인간의 가치관 형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준다.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상대를 평가할 때 그 사람의 성장배경 즉, 가정과 사회환경을 알아본다. 물론 어떤 학교에서 수학했느냐 등을 알아보는 평가이니 절대성은 아니다.
인간은 출생 후 환경의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 발달하여 인성과 재능을 형성하게 된다. 일례로 가정에서 제사 지내는 풍습을 보고 성장한 사람과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은 제사 봉양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다.
또 학교 현장의 예로 어느 학교에서 그 학교의 육성 종목으로 야구부를 육성했을 때 야구부에 속하지 않은 그 학교의 학생들은 잠재적으로 야구에 대한 용어, 규칙, 관심 등을 부지불식간에 습득하게 되어 성장 후에도 야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속초시민도 이제는 힘을 모아 속초 땅에도 향교를 세우는데 관심과 협조할 때라고 생각한다. 향교의 존재를 보고 성장한 사람은 전통학문, 전통예절에 대해 자연히 관심을 갖게 되고 능력도 자라게 될 것이다.
보고 성장할 때 마음 한구석에 잠재적으로 능력이 자라게 될 것이다.
남과 같이 이웃 사회와 어깨를 견주며 살 때 우물 안 개구리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고장의 문화창달과 전통학문의 계승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 주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공록 전직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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