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만에 개방된 설악산 오색지구 만경대에 탐방객이 몰리면서 단풍관광객들로 붐벼야할 설악동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에 설악동번영회는 단풍시즌이 끝나는 대로 국립공원관리공단을 방문해 달마봉 등 탐방로 추가 개방을 요구하기로 했다.
지난 25일 오전에 찾은 설악동 C지구 상가단지는 주중인데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탓인지 단풍철인데도 한산했다.
C지구 주차장과 설악산 진입도로변 일부 숙박업소에서만 단풍관광차량이 주차돼 있을 뿐 대부분 한적해 단풍철임을 실감할 수가 없었다.
C지구에서 만난 한 상인은 “올가을은 단풍관광객이 오색과 만경대로 빠지다보니 손님이 크게 줄어든 것 같다”며 “장사가 안 돼 속상하다”고 하소연했다.
B지구는 설악파크호텔마저 문을 닫은 상태여서 사정이 더 심각했다.
한 음식점 주인은 “올가을은 설악파크호텔마저 문을 닫아 단풍철인데도 저녁에는 아예 손님이 없어 저녁장사는 거의 포기한 실정”이라며 “단풍철에 돈을 벌어야 겨울을 버텨낼 수 있는데 걱정이 많다”고 했다.
B지구 또 다른 상인은 “설악파크호텔이 문을 닫아 저녁 손님이 없는데다, 단풍철 교통통제로 단풍경기가 더욱 악화돼 대안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설악동번영회와 상인들은 올해 첫 개방된 만경대에 탐방객이 몰리면서 올가을 설악동을 찾은 단풍관광객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70%에 이르던 30여개 B·C지구 숙박업소의 단풍철 주중 객실가동률이 올해는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난해 만실이던 주말 객실가동률도 올해는 70~80%에 머무르고 있다고 했다.
이를 반영하듯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입장객 통계자료에 따르면 단풍철인 지난 1일~23일 설악동 경유 관광객은 24만7,1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만6,500명보다 2만9,400명(10.6%) 줄었다.
반면 46년만에 개방된 오색지구 만경대는 지난 1일~23일 13만7,000명이 다녀가는 등 이 일대 상가가 밀려드는 탐방객들로 단풍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악동 경유 단풍관광객이 설악산 전체 관광객(84만3,000명)의 29.3%에 불과해 설악동 단풍관광객 유치를 위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설악동번영회는 단풍철이 끝나는 대로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추가 탐방로 개방을 공식 건의하기로 했다.
엄산호 설악동번영회장은 “46년만에 만경대가 개방돼 이곳으로 단풍관광객이 빠져 나간데다 매년 단풍철마다 실시되는 교통통제가 단풍경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단풍철이 끝나면 한시적이라도 달마봉 등의 탐방로 추가 개방을 건의하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지난 25일 본격적인 단풍철인데도 관광객이 없어 썰렁한 설악동 C지구 상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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