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스타·문화다양성교육전문가 중국 출신 김화 씨.
유학을 계기로 속초에 오게 된 중국 출신의 김화(金花) 씨를 만났다.
김화 씨의 이름은 한자로 ‘금색의 꽃’이다. 중국에서는 이름에 ‘화(花)’라는 한자가 들어가면 촌스러워하여 싫어했지만 한국에서는 이름이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쑥스러워하면서 이야기해주었다.
김화 씨의 고향은 중국의 옌타이시다. 옌타이시는 서해를 건너 한국과 가장 가까운 중국 산둥성 북동부 도시 중의 하나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이다.
속초에 유학을 오게 된 계기는 김화 씨의 어머니가 속초에 관광을 왔다가 산과 바다, 호수의 아름다운 경관을 마음에 들어 했기 때문이다. 김화 씨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고성에 위치한 경동대학교에 진학하여 한국어교원학과를 전공했다. 입학 당시에는 대학교 졸업 후 봉사활동으로 해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재학 중에 같은 학교 직원으로 근무하는 남편을 만나 결혼 후 아들, 딸을 낳고 현재까지 속초에서 살고 있다.
김화 씨에게 속초는 살기 어떤지 질문을 하였다. 속초는 큰 도시에 비해 경쟁이 덜해 마음에 여유가 있고 공기도 깨끗하여 살기 좋다고 한다. 지난해까지 일주일에 한 번은 설악대교와 금강대교를 건너 갯배를 타고 시내도 구경하면서 청초호 주위를 자주 산책했다. 예전에 설악대교와 금강대교의 다리 이름을 공모했었는데 김화 씨도 열심히 이름을 생각해서 공모에 참여 하였다. 아쉽게 선택을 받지는 못했지만, 이를 계기로 다리의 이름이 설악대교와 금강대교로 지어지게 된 의미를 알아보았다. 청초호 쪽의 빨간색 다리는 설악대교인데 속초에서 유명한 설악산을 뜻하고, 파란색 다리는 북한의 금강산을 의미하여 설악과 금강이 만나 통일을 이루기를 바란다는 좋은 뜻이 담겨 있다. 그래서 김화 씨는 두 다리를 건너갈 때마다 다리의 의미를 생각한다고 한다.
또한 김화 씨는 혼자 기분전환하고 싶을 때에는 버스를 타고 고성이나 양양까지 갔다 오기도 한다. 버스를 타면 가장 뒷좌석에 앉아 창밖에 보이는 경치를 보고 버스를 타고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으며 버스여행을 즐긴다. 정류장에서 같이 버스를 기다리는 할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재미있다고 한다.
이제 아이들도 어느 정도 커서 올해부터는 조금씩 사회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커피숍에서 일하고 싶어서 속초시가족센터에서 진행한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자격증을 땄다. 얼마 전에는 강의를 할 기회가 생겨 바리스타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커피를 소개하고 바리스타 체험도 도와주었다.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커피숍에서 일하는 것뿐만 아니라 바리스타로서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한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문화다양성교육전문가 양성과정에 참여하여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올해 여름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다문화수업의 실습도 했다. 아이들에게 중국의 문화에 대해 알려주고 다문화 이해에 대한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쁘고 즐거웠다고 했다.
앞으로 바리스타와 문화다양성교육전문가 자격증을 모두 살려서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다.
인터뷰하는 중 김화 씨의 부드럽고 생글생글한 얼굴이 보기 좋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화 씨는 평소 집을 나설 때마다 “오늘 나가서 나에게 필요한 것을 하나만 배워오자”라고 매일 다짐한다고 한다. 김화 씨의 온화한 표정은 평소에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다아키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