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호부교를 둘러싸고 공청회가 필요한가라는 의문에 서로 답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설악신문에서 영랑호부교에 대한 지상공청회가 열리게 되었다. 이렇게 지상공청회가 열리는데 ‘오프라인 공청회가 필요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시민들은 이를 통해 충분히 영랑호부교에 관한 정보를 얻었을 테니 말이다.
1. 영랑호부교를 만든 이유와 목적은 달성되었나?
영랑호부교는 낙후된 북부권의 경제활성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건설되었다. 과연 그 목적은 달성되었을까? 부교는 21년에 건설된 후 22년에는 79만명, 23년에는 65만명이 다녀갔다. 기존에 영랑호를 방문하는 관광객에 더하여 부교로 인하여 관광객의 유의미한 증가세를 보여주지 못하였다. 부교건설 당시에 강력하게 부교건설을 지지하던 북부권에서 철거에 대한 무관심한 반응은 부교의 경제적 효과와 관련이 깊다. 부교가 기대했던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는 부교가 굳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2. 집행기관이 행정절차에서 누락하여 감사에서 지적되고 시민 8천명이 반대서명을 하는 등 논란이 될 때는 무엇을 하여야 하나?
이런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는 신속하게 사후 승인을 하여 불법성을 해결하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집행기관으로부터 소외당한 시민권리를 회복시켜서 진정한 민의를 시정에 반영하려는 의회의 자구책이자 적극적 의정활동’인 시민공청회를 열었어야 했다. 이를 통해 시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시정에 반영하여야 함에도 정말 필요할 때 시민공청회는 개최되지 않았다. 시민공청회가 자신이 지지할때는 필요없고 반대할 때는 필요한 자의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3. 지방의회가 사후 승인함으로써 불법성의 문제는 모두 해소되었나?
법원은 조정을 권유하면서 기존행정절차에 하자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즉 공유재산취득(부교 설치)을 위해서는 지방의회의 사전의결을 받아야 하지만 속초시는 이를 누락하였다. 또한, 국토계획법상 도시계획시설인 영랑호 유원지에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도시계획시설 변경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이 또한 거치지 않아 절차를 위반하였다. 아직도 도시계획시설 변경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부교는 준공검사를 받은 건축물이 아니다. 이런 불법건축물에서 사고라도 난다면 이는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일이 된다. 부교가 철거되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교가 불법건축물이기 때문이다.
4. 부교가 바닥까지 막은 것도 아니고 물위에 떠 있는데 물순환이 안된다고 하는 이유는?
영랑호를 가로지르는 부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시설로서 안정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바닥에는 콘크리트를 100개 이상을 투입, 바닥에서 로프를 연결해 부교를 지탱하게 하였고, 다리밑에는 스티로폴과 같은 소재를 촘촘히 틈이 없을 정도로 설치하였다. 물의 흐름은 바람에 의하여 순환이 많이 되는 데 부교가 튼튼한 바람막이가 되어 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겨울에 부교를 기점으로 서쪽은 얼고 동쪽은 얼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이다. 물론 부교건설 이전에도 반만 언 적은 있다. 그런데 이는 일시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나 이제는 겨울에 한달 이상 지속되는 항시적인 현상이 되었으며 이는 물순환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5. 1년간 시행한 환경영향평가는 짜맞추기식 엉터리조사결과인가?
강원대 산학협력단이 재판부에 제출한 보고서는 1년간 영랑호를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으로 단지 재판부에 제출하고 끝난 것이 아니다. 담당교수는 부교의 영향을 조사한 후 이를 논문으로 작성하여 학술지에 제출하고 게재되었다. 즉 공신력있는 학계의 평가를 받은 것이다. 영랑호의 부교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다. 개인이 자의적으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6. 속초시의회가 시민공청회를 실시한 후 시민투표 또는 여론조사방식을 통해 시민의 선택에 따라 철거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이 질문에는 수많은 의문이 떠오른다. 앞으로 논란이 되는 사안마다 여론조사하고 시민투표를 할 것인가. 2억 이상 소요되는 시민투표비용은 누가 부담할 것인가. 그렇다면 의회는 왜 존재하는가. 질문은 끝이 없다.
시민의 선택에 따라 결정한다는 말은 참 좋은 말이다. 그런데 지금이 아닌, 부교를 건설할 때는 왜 이 말을 들을 수 없었을까?
영랑호부교는 설치목적인 경제활성화도 이루지 못하였고 환경에 피해를 주고있으며, 더구나 불법시설물이라면 당연히 철거해야하지 않을까. 법원에서 철거를 결정한 마당에 차일피일 미루면서 시간끌 일이 아니다. 이제는 논란을 뒤로하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미래에 시선을 돌려야 할 때이다.
이경상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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