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문인협회 사무국장인 정명숙 시인이 두 번째 시집 <그 많은 인연의 어미는 누구인가>(글나무 시선)를 펴냈다. 2018년 발간한 첫 시집 <섬이 바다에 머무는 것은>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이번 시집에는 1~4부로 나눠 모두 63편의 시가 실렸다.
시인은 첫 시집을 낸 뒤로 다시는 시집을 내지 않겠노라 선언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시인은 시집 ‘시인의 말’에서 “시를 읽다가 시를 잃어버리고 시를 쓰다가 길을 잃고 헤맨 시간, 시의 숲에 깊이 들어갈수록 시가 보이지 않던 안개 자욱한 길을 지나 첫 집을 지은 지 6년 만에 다시 두 번째 집을 짓는다”고 썼다. 시인은 “안개 속에서 휘청거릴 때마다” 손잡아 준 인연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다시 길을 간다”고 시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시집 <그 많은 인연의 어미는 누구인가> 표지.
시집의 제목은 4부 첫 편 ‘모래밭을 거닐다’ 마지막 문구에서 따왔다. “닮은 듯 다르고/ 다른 듯 닮은/ 바닷가에 모여 밭을 이룬 모래알// 어느 산 어느 골에서 시작되었을까/ 부서지고 흐르며 맺어진/ 수많은 인연// 아침 햇살 천천히 내려앉는 모래 위를 거닐며/ 생각한다// 다른 듯 닮았고 닮은 듯 다른/ 스쳐 간 인연과 스쳐갈 인연// 그 많은 인연의 어미는 누구인가?”(‘모래밭을 거닐다’ 전문)
시집 해설을 쓴 이재호 교사(교육칼럼니스트)는 “시인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것이 인연일 것이라 짐작한다”며 “그 수많은 인연이 지금 어떻게 이 자리에서 만나 같은 파도에 휩쓸리기도, 서로 붙잡아 버텨내기도 하며 살아가는지, 인간생의 전반에 대한 것으로 확장된다”고 했다.
또 “정명숙 시인의 시 세계는 우울, 슬픔에 머물다가 어느덧 사랑, 행복에 머무른다. 언제 이동했는지 알 수 없다”고도 했다.
정명숙 시인은 춘천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속초와 양양에서 34년을 근무하다 명예퇴직한 후 지금은 삶의 여백을 느끼며 글쓰기에 몰두하고 있다. 2006년 <문학마을>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해 현재 강원문인협회 이사, 설악문우회 ‘갈뫼’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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