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부터 지역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무료 개방하고 있는 석봉도자기미술관.
“자연경관이 뛰어난 속초에서 수준 높은 도예 작품을 무료로 볼 수 있어 정말 좋았어요.”
속초시 청초호수공원 인근에 위치한 석봉도자기미술관이 지난 8월부터 새롭게 리뉴얼한 이후 전면 무료 개방에 들어간 가운데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석봉도자기미술관은 우리나라 도자기 역사와 국·내외 수준 높은 도예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국가등록 제110호 도자기 미술관이다. 원로 도예가인 석봉 조무호 선생이 지난 1997년 처음 경기도 여주에 설립했으며, 2001년에 속초시로 미술관을 이전했다. 우리나라 도예 문화의 자긍심을 갖고 전통을 계승하고자 세운 이 미술관에는 시대별 도자기 작품뿐 아니라, 테라코타 인형으로 도자기 굽는 모습을 재현한 모형관, 대형 도자기 벽화 등 흔히 볼 수 없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물레 돌리기, 코일링, 머그 컵 그리기 등 도자기 빚기 체험도 가능하며, 속초 시민들에게는 주부 도예교실, 아이들 대상 도자기 무료 체험 등을 제공해 오고 있다.
도자기 벽화에 대해 설명하는 조원혁 석봉도자기미술관 관장.
조무호 선생의 뜻을 이어 미술관을 운영 중인 조원혁 석봉도자기 미술관장은 “속초에 개관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입장료 5천원을 받았는데, 작년 10월 달에 하루 평균 3~4명이 올 정도로 어려웠다”면서 “입장료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문화를 널리 알리는 것이 미술관의 목적이라는 생각에 무료 개방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곳은 입장료를 받지 않을 뿐 아니라 박물관 가운데에 카페 ‘도담’을 오픈했고, 방문객들이 커피를 마시며 작품을 감상하고 쉴 수 있도록 전시관 곳곳에 테이블과 의자를 비치해 놔 만족도가 높다. 지난 8월 이후 하루에 평균 50명 이상에서 100여명까지도 박물관을 찾는다고 한다.
리뉴얼된 석봉도자기미술관 1층 내부 모습. 관람객들이 커피를 마시며 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무료 개방한 이후 지역 사람들이 많이 와요. 속초에 살면서 가까이 있는데도 모르고 안 왔던 사람들이 엄청 많았더라고요. 오후 5시 반이면 입장 마감인데도 6시 즈음에 ‘지금 퇴근하고서 오는 중인데 전시 작품을 봐야 한다’고 들어오기도 하는데 속초에서 우리나라의 도자기 문화가 엄청난 줄 몰랐다면서 얘기하고 가는 분들을 보면 한편으론 기분이 좋아요. 이제야 미술관이 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한편, 석봉도자기미술관은 1층부터 2층까지 8개 테마 전시관으로 나눠져 있다. 청화백자 백두산 설경 등 대형 벽화와 설악산을 표현한 도자기벽화, 통일신라시대 토기부터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기 접시인 사계대명까지 도예 미술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석봉도자기미술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정채환 기자 gukyo101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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