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호부교 주민소송에서 법원이 철거기한을 두지 않고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으로 재판을 종료한 경위 및 법원의 철거 결정에도 불구하고 속초시의회가 시민공청회를 개최하려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영랑호수윗길 조성 배경
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사업은 민선7기 속초시가 북부권 주민들의 숙원사업 해결과 동시에 낙후된 북부권 개발로 인한 도시균형발전을 도모할 목적으로, 국비 15억원, 도비 4억5천만원, 시비 10억2,200만원 등 총사업비 40억2,200만원을 확보하여 부교 및 호안 산책로를 조성하였고, 그 중 부교는 26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의 핵심시설이다.
2. 법원이 영랑호부교 철거결정을 내린 상황에서 속초시의회가 시민공청회를 추진하는 이유와 그 실익은 무엇인가?
당사자주의가 지배하는 각종 소송에서 원고와 피고가 합의하면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결정하고 판결해야 한다. 민선8기 속초시가 환경단체인 원고의 청구에 대하여 민선7기처럼 대응하지 않고 오히려 환경단체의 편을 들어 철거를 위한 조정절차를 추진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조정절차를 진행하면서 부교철거는 합의하였지만 철거 기한에 대한 재판부의 석명 요구에 속초시는 “①철거 전 주민공청회 등을 통한 시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고, ② 법원에서 철거를 명하는 내용의 강제조정결정 또는 화해권고결정을 하였을 때에 속초시가 이를 수용할지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속초시의회와의 협의가 필요하고, 그 협의 결과 법원의 결정을 수용하는 것으로 정리된다면 ③공유재산 폐지에 대한 속초시의회의 의결이 필요하고, ④설계비 및 철거공사비에 대한 예산이 편성되어야 하며, 나아가 ⑤부교 철거에 따른 영랑호 활성화 및 생태 보전을 위한 대체사업의 선정과 중앙부처 및 강원도와의 협의(국도비반납 및 패널티 문제에 관하여)가 진행되어야 한다.”라고 답변하였다.
그러나, 결국 법원은 철거 기한을 정하지 않은 반쪽조정으로 재판절차를 마무리하였는데, 그 이유는 향후 철거집행을 위한 최종결정은 위와 같이 속초시가 답변한 것처럼 시의회의 판단영역이라는 사실을 당사자나 재판부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속초시의회가 공청회 등을 통하여 부교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재판부 결정의 기판력이 자치단체의 행정행위와 관련한 지방의회의 사무권한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그동안 부교 관련 주민소송에서 집행기관으로부터 소외당한 시민 권리를 회복시켜서, 진정한 민의를 시정에 반영하려는 의회의 자구책이자 적극적 의정활동이라고 하겠다.
3. 지방의회가 해당 자치단체의 행정행위와 관련한 주민소송에서 법원이 행한 판결이나 결정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지?
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주민소송이나 기타 행정소송에서 법원의 판결이나 결정이 확정되었더라도 그것은 법원이 행한 재판행위일 뿐, 자치단체의 사무에 관한 입법기관이자 의결기관인 지방의회 고유사무를 구속하는 기판력은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속초시의회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자치단체 사무에 관한 의사결정에 있어서는 그 고유권한을 침해받지 아니하므로, 속초시의회가 법원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한민국 헌법 체계와 사법부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실정법 체계를 잘 모르고 하는 말이다.
4. 집행기관이 행정절차에서 누락된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지방의회가 사후 승인가결한 것이 위법인가?
사업 추진과정에서 행정절차상 공유재산관리계획을 누락한 것은 위법하지만 자치단체 의회가 사후 승인하면 절차상의 하자는 치유된다는 것이 선례이고, 본 사건과 관련하여 환경단체가 청구한 감사원 및 강원도의 감사결과도 그와 맥락을 같이한다. 감사결과에 의한 적법절차에 따라 의회가 승인가결한 것인 만큼 환경단체의 불법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5. 속초시의회가 부교의 철거집행을 미루면서 시민공청회 등을 추진하는 궁극적 목적은?
부교철거는 결국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의하여 속초시민의 재산 26억원 상당을 소멸시킴과 동시에 10억원 상당의 철거비용까지 추가 부담해야 하는 중대한 상황이므로, 속초시 재정의 주인인 속초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서 결정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기에, 당초 속초시정이 해태한 시민여론수렴 절차를 의회가 추진한 후 철거여부를 결정하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정상적인 의정활동이라고 하겠다.
6. 일부 시민들은 부교로 인해 영랑호 물길이 막혀서 어류가 왕래하지도 못한다고 알고 있는데 사실관계는?
그 원인은 환경단체가 부교 철거를 목적으로 왜곡된 자료로 홍보한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민소송의 감정기관으로 선임된 강원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재판부에 제출한 보고서가 더 문제라고 본다. 이 보고서에는 부교를 기준으로 호수 좌우측 수역의 수질과 어류생태 등 환경변화를 조사한 결과라고 적혀 있다. 부교는 말 그대로 물위에 띄워진 교량으로 호수의 물흐름이나 어류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구조다. 환경연구소가 부교 양측의 어류 등을 각 채집하여 조사했다는 의미는, 위 연구소가 실질적인 연구조사는 뒤로한 채 소송당사자의 뜻에 부응하기 위해 짜맞추기식 엉터리 조사결과를 내놓았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7. 필자는 영랑호 부교의 처리와 관련하여 당장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사실상 전무하므로, 향후 수년간의 영랑호 생태계 모니터링을 통해 환경변화를 비교분석 후 철거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 외 신속한 처리를 위해서라면 속초시의회가 시민공청회를 실시한 후 시민투표 또는 여론조사방식을 통해 시민의 선택에 따라 철거 여부를 결정하자고 주문해 왔으며, 이는 다수 의원들의 지배적 의견이기도 하다.
속초시의회가 추진하려는 시민공청회는 시민의 선택에 부응하는 의정활동을 위해 의회가 가진 마지막 권한과 절차를 추진하려는 것임에도, 공인으로서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기는커녕 행정의 잘못을 지적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시의원에 대해 본인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비방하고 자존심 대결로 나가려는 환경단체 수장의 행태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필자는 의원 7인과 함께하는 합의체 입법기관인 속초시의회 일원으로서 오로지 더 좋은 속초 만들기와 시민의 복지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며 글 맺음에 대신하고자 한다.
신선익 속초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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