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봄이 가장 먼저 온다는 전남 장흥군 주민 330명이 지난달 25일 최북단 고성군을 방문해 평화통일 염원을 기원하고 돌아갔다. 이번 방문이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단순한 우호 교류를 넘어 어지러운 국제정세 속에서도 장흥군 주민들 스스로가 ‘통일 열차’ 프로그램에 참여해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기원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남진 장흥 통일 열차’란 한반도 평화 기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민들을 태우고 최북단 고성군까지 방문해 분단지역의 상징성이 서려 있는 곳들을 둘러봤다.
전국 최초로 운행한 장흥군의 통일 열차의 탑승객은 11살 어린이부터 79세 어르신까지 다양하게 구성했다. 이는 평화·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지역과 세대를 넘어 누구나 공감하고 갈망하는 담론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방문단은 열차로 강릉 정동진역까지 탑승한 후 육로로 고성군에 도착했다. 이어 주요 안보관광지에서 북녘땅을 바라보며 평화·통일을 기원했다. 이 과정에서는 열차로는 강릉까지 올 수 있었지만, 앞으로 동해북부선이 연결되면 곧장 최북단 고성군까지 올 수 있는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특히, 장흥군 주민들의 이번 고성군 방문은 최근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문제를 비롯해 미국 대통령 선거 등 요동치는 국제정세 속에도 순수한 민간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분단국가와 분단지역에 살고 있는 설악권 주민들은 ‘평화와 통일’이라는 담론은 언제나 가슴을 뛰게 만들지만, 그동안의 과정을 보면 일회성 정치 이벤트에 그치기 일쑤였다.
따라서 이번 장흥군 주민들의 통일 열차 고성군 방문은 민간차원에서의 순수한 교류의 물꼬를 트는 동시에 앞으로 놓여질 동해북부선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애초 계획했던 상징성과 교류의 지속성이 일부 ‘정치 논리’로 훼손되지 않고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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