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역연극계를 뜨겁게 달궜던 속초연합팀의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 금상 수상작 <카운터 포인트>(이반 작, 연출 변유정) 코러스 역을 맡은 속초경찰서 박소연 경장(27, 사진)을 만났다.
강릉이 고향인 박 경장은 강릉여고를 나와 호서대 연극과를 중퇴한 후 경찰이 됐다. 그는 인물을 깊이 생각하고 해석하는 것이 좋고 사람의 심리에 관심이 있어 고등학교 3학년 때 1년간 주말마다 서울에 있는 연기학원을 다녔다. 호서대 연극과를 한 학기 다니다 두 명의 동생과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중퇴했다. 이후 서울에서 1년간 연기 오디션을 봤으나 수확이 없어 2011년 4월 경찰시험을 준비해 2012년 8월 9급 경찰시험에 일찍 합격 했다. 그 뒤 8개월간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 교육받은 후 2013년 7월 속초경찰서로 발령받았다.
박 경장은 경찰생활 중 ‘경찰청 인권영화제’에서 4회에 걸쳐 계속 주연을 맡았고 매번 본선까지 올라갔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소울시어터(대표 남호섭)의 작품제의를 받아 작년부터 <청호동 사람들>과 <카운터포인트> 두 작품에 출연했다. 경찰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매일 퇴근 후 새벽까지 연습했다.
“<카운터포인트> 첫 공연 후 몸살이 나고 장기 공연을 하면서 지치기도 했지만 공연 후 박수 받을 때 희열을 느꼈어요. 수사지원팀 과장님과 팀원, <카운터 포인트> 동료 분들의 이해와 배려에 감사 드립니다.”
올해 연기활동과 경찰업무에 더해 경찰청 홍보모델까지 겸하느라 누구보다 바빴던 박 경장은 여러 범죄자들을 접하며 인간은 본래 선하다는 믿음을 잃어버린 점을 아쉬워했다. 영랑지구대와 본서 수사1과 지능팀, 경제팀을 거쳐 올해 2월부터 수사지원팀에서 근무 중인 박 경장은 향후 심리학 공부를 계획 중이다.
도혜정 기자 themoonn6@gmail.com
카운터 포인트 공연, 박소연 경장(가운데)은 코러스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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