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와 인간다운 삶을 보장케 하는 것은 국가책임이다. 헌법 제10조의 의미도 교육을 통해서 깨닫게 하는 것이다.
교육은 인간다운 삶의 방법과 가치를 전달하기에 유년 시절부터 사물을 보고 객관적 판단할 수 있는 올바른 역사관,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심, 사회공동체에서 도덕적 자신의 역할, 헌신과 봉사 정신도 가상이 아니라 현장 중심으로 한 실천적 교육에서 비롯된다.
세계적이 명장 이순신은 잘 알고 있어도 그 시대의 지배적 종속관계인 이원익 대감은 잘 모른다. 원균의 온갖 시기 질투와 모함으로 만고의 충신 이순신을 한산 통제영에서 체포하여 한양으로 압송한다. 국형장에서 선조 임금과 문무백관 200명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모두가 “이순신은 역적이오니 죽여야 마땅하옵니다.”하고 외친다. 아침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읍조하여 선조 임금을 압박한다.
이순신을 발탁해주고 6계급 파격 진급에 힘써준 유성룡까지 공사 앞에선 문무백관들의 의견에 반대하지 못한다. 이틀이 걸려도 형을 집행하지 못하고 있었던 이유는 당시 우의정 겸 도체찰사 국가비상사태 총사령관인 이원익이 임금의 어명으로 전시상태의 모든 권한을 쥐고 있었기 때문에 선조 임금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거듭되는 선조 임금의 형 집행 재촉에서 “전하께서 전시에 신을 폐하지 못하시는 것처럼 신 또한 전쟁 중에 삼도 수군통제사 이순신을 해임하지 못하옵니다.”
오직 한 사람의 바른 판단과 집념으로 199대 1의 사형집형을 면하게 되면서 도탄에 빠진 나라와 백성들의 생명과 조선 사직을 지켜내는 세계 해전사에 유례가 없는 40승 5무 전과로 무결점 성웅 이순신을 창조해 냈다.
이원익 대감의 삶 역시, 자신을 낮추고 오직 나라와 백성만 떠받든 정치인이었다. 그가 있으면 온갖 사물이 제 자리를 잡게 되는 소박하고 비범한 조선의 감춰진 청백리이다. 초가집에 살면서 자신의 목숨을 두려워하지 않고 불의에 뜻을 굽히지 않았던 그는 87세로 세상을 떠나면서도 자식들에게 “나를 위해 부고도 알리지 마라. 사후에 어떠한 사당이나 칭송된 일이나 비석도 세우지 마라.”고 하였다.
40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지금 정치는 조선시대보다 더 영악해졌다. 입법부는 나라와 국민은 인중에도 없고 서로 물고 뜯고 오직 국가와 국민만 바라보고 살겠노라고 다짐한 맹세는 간 곳이 없이 온갖 부패 속에 국민을 속이고, 신성한 참정권조차 박탈한다는 선관위의 부패는 수백명 삭발 절규에 부정선거 현장 서적까지 시판 중인데도 모두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공정성을 잃은 언론사, 정치적 극심한 갈등과 당파적 분열, 포퓰리즘의 극치다. 마치 보이스피싱 전달책 채면에 걸려 망국으로 끌려가는 기분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정의와 이상을 버린 희망이 없는 나라가 되어버렸다. 헌법정신을 짓밟은 슬픈 한국이 되어 간다. 내가 태어나서 자라고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문화를 향유한 우리 민족이 침몰하고 있어도 정치인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어떻게 살아온 민족인가. 예로부터 은근과 끈기의 유전자가 있는 강인한 민족으로 어떠한 난세에서도 극복하는 민족이 아닌가.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면 누구에게나 분노를 느끼는 습관이 학교에서 가정에서 사회 곳곳에서 원망과 분열의 시대를 만들어 내고 있다. 모두가 회한의 통찰력으로 세상을 돌아보자 이 혼란한 시국에 제도권 한 사람의 현명한 판단이 지금보다 더 좋은 나라,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천년을 산다고 한들 성자는 아득한 하루살이 떼”라고 설악 무산 조오현 스님의 시(詩) 한 구절이 생각난다.
이대길 전 속초신협 이사장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