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립극단이 공연을 마친 후 커튼콜을 받고 인사하고 있다.
이맘때면 강원도 들판에는 메밀꽃이 지천이다. 특히, 봉평에는 싸한 달빛을 맞으면 버덩은 메밀꽃으로 소금밭이 된다. 이 계절에 맞춰 서울에도 메밀꽃이 피었다.
강원문화재단(대표이사 신현상) 산하 강원도립극단(김경익 예술감독)이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강원특별자치도의 공연 관광 브랜드를 육성하고 강원 공연예술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협동조합 ‘손에손에’와 공동으로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뮤지컬로 각색해 공연을 펼쳤다.
뮤지컬 <메밀꽃 필 무렵>은 강원도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지난 3일 스타필드 코엑스 라이프 플라자에서 프리뷰 공연을 마친 후 11일부터 20일까지 10일간 서울 백암아트홀에서 성황리에 공연했다.
도 출신이자 우리나라 문학계를 대표하는 소설가 이효석의 동명 소설이 지닌 문학적 서정성을 담아 지난 2018년 초연을 시작으로, 2019년과 2023년 재연하며 35개 지역에서 60회 공연을 펼치며 3만여명의 관객들과 뜨겁게 만났다. 대중성과 예술성 부문에서 만족도 94%로 뜨거운 호응을 얻은 작품이다.
이번 시즌에는 관록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강신일’ 배우가 새로운 허생원으로 캐스팅돼 1대부터 4대까지 허생원역을 맡았던 안덕용 배우의 짙은 감성과 어우러지면서 색다른 재미를 더했다. 특히, 국악과 클래식 악기가 조화를 이루며 서정적 멜로디로 시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 잡았고, 강원특별자치도가 가진 독보적인 정서를 시적인 대사와 섬세한 무대 미학으로 꾸몄다. 더욱이 봉평장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땜장이와 엿장수의 익살스러운 모습은 관객들을 웃음바다로 이끌며 공연장은 어느새 웃음 메밀꽃을 한가득 피웠다.
이번 공연의 관객 중에는 재경속초·고성·양양시민들을 비롯해 강원특별자치도민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강원이 가진 독보적 정서를 시적인 멜로디와 대사, 섬세한 미학을 무대 위에 펼쳐놓고 마음속에 하얗게 메밀꽃이 피어나듯 가슴이 아렸다는 게 관객들의 평이다. 뮤지컬 <메밀꽃 필 무렵>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으로 올가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김승수 서울주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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