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엑스포 상징탑 광장 일원에서 열린 2024 속초음식축제(마숩다! 속초)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주문 번호 260번 손님! 주문하신 회국수 하나, 회덮밥 하나 나왔습니다!”
지난 4일 해질 무렵 찾은 엑스포 상징탑 일원에서는 주린 저녁 배를 자극하는 맛있는 냄새와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소리에 축제 현장임을 여실히 체감케 했다. 음식 부스를 떠나는 사람들은 양손에 닭강정, 홍게라면, 오징어순대 등 접시 한가득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들고 부스 앞쪽에 넓게 마련된 취식 존에 자리를 잡았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밖에서 함께 지역 음식들을 먹으니 운치 있고 낭만적인 것 같아요. 또 속초에 살지만 그동안 몰랐던 가게들을 알게 되기도 하고, 한 자리에 모아서 보니까 색다르네요.”
제59회 설악문화제와 연계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속초음식축제 ‘마숩다!속초’에는 오징어순대, 막국수, 닭강정, 물회 등 속초를 대표하는 음식 부스와 디저트·음료, 수제 맥주와 김부각 등 특산품까지 더해 총 21개의 부스가 한자리에서 속초의 미식 문화를 한껏 선보였다. 행사장에는 관광객뿐 아니라, 지역민들 또한 속초의 몰랐던 맛집과 음식을 새롭게 알게 됐다며 엄지를 치켜세우며 호평 일색이었다.
음식 축제에 참여한 자영업자들도 대부분 축제 기간 손님 응대하랴, 요리하랴, 손발이 부족해 보였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방문해 힘듦보다는 즐거웠다는 반응이었다.
올해 두 번째로 진행된 속초음식축제에 처음 참여해 새우장 요리를 선보인 한 자영업자는 “우리 가게는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이렇게 많은 수를 접객해 보는 건 처음”이라며, “경쟁력도 체크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고, 생소한 메뉴일 수 있지만 축제에서 처음 드셔본 분들이 또 구매해 가실 때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3일간 다회용기 2만3천여개 사용
이전 축제와 확연히 다른 모습은 친환경 축제인 만큼 모든 부스가 같은 다회용기를 사용했고, 방문객들은 식사를 마친 후 행사장 한쪽에 설치된 다회용기 수거함에 반납했다. 시민들과 식당 관계자들 모두 다회용기 사용과 플라스틱 반입 자제 등 탄소중립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식당가 대표는 “일회용기를 가게에서 각자 직접 준비했으면 쓰레기가 어마어마했을 텐데 지금 보니 거의 안 나온다. 정말이지 좋은 방향인 것 같아 앞으로 지속돼 좋은 문화로 정착했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속초시는 이번 축제에서 모든 음식 부스의 다회용기 사용과 플라스틱 반입 자제, 탄소중립 캡페인 등 친환경 축제로 이끌며 방문객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번 축제에 다회용기를 제공한 ‘워싱맘팩토리’의 탄소배출 감축 리포트에 의하면 이번 속초음식축제에서는 3일간 사각볼, 원형접시, 컵 등 총 2만2,935개의 다회용기를 사용했다. 실제로 일회용품 2만2,935개를 사용했다면, 1,123,815g의 탄소가 배출됐겠지만 다회 용기를 사용함으로써 탄소배출은 ‘0g’으로 나타났다.
정두교 ‘워싱맘팩토리’ 대표는 “모든 부스에서 다회용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행사 진행 스텝 인원들이 부스별 다회용기 배부를 직접 돕는 등 모두가 행사에 집중하면서 애로사항이 크게 없었다고 본다”며, “친환경 행사를 적극 홍보하고 탄소중립 등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 순기능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속초시에서는 개인 텀블러와 음식 용기를 가져오거나 행사 당일 1만보 이상 걷기를 인증한 방문객들에게는 친환경 기념품을 제공하는 탄소중립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 지속 가능한 축제를 표방하며 ‘바가지요금 없는 친환경 축제’를 목표로 추진된 만큼, 다회용기 사용과 탄소중립 캠페인뿐 아니라 참여 부스 공개모집 과정에서부터 간담회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음식마다 합리적인 요금을 책정해 사전에 가격을 공지한 바 있다.
이번 속초음식축제를 계기로 시민, 소상공인 모두 속초시가 지역 축제의 패러다임 전환에 안정적으로 발맞춰 나가고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편, 속초시는 ‘맛으로 엮어가는 도시의 멋, 문화도시 속초’를 비전으로 대한민국 법정문화도시 최종 승인을 준비 중이다. 이번 축제를 통해 속초만의 맛을 널리 알리며 미식 관광 브랜드 구축에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다.
이병선 속초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제9회 설악문화제와 연계해 마련한 ‘마숩다! 속초’ 이벤트에 앞서 단체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문화가 있는 문화관광도시로서 독창적이고 맛있는 음식이 있는 미식관광도시로의 다양한 발전 방향을 모색해 우리 속초시가 미래 100년을 선도하는 지속 가능한 강소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채환 기자 gukyo101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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