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무더위는 유별났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아니라 ‘속초의 잠 못 이루는 밤’은 37년 만에 처음이었다. 열대야로 뒤척이면서 ‘지금까지 지내온 것’을 생각했다. 인터넷에 날짜를 계산해주는 사이트가 여럿 있는데 ‘쉽고 간편한 디데이 계산기’가 재미있다. 여기서 ‘날짜 차이 계산기’는 날짜를 자동 계산해준다.
예를 들어 위 칸에 ‘1958년 1월 25일’을 입력하고 아래 칸에 ‘2024년 9월 30일’을 입력해 ‘계산하기’를 누르면 2만4,355일, 66년 8개월 4일, 800개월 4일, 약 66.73년이 나타난다. 66.73년은 2만4,355일을 365일로 나눈 값이다. 필자의 실제 나이다. 선친께서 필자가 병약하여 출생신고를 미루셨다가 약 2년 늦게 호적에 올리셨다.
그런데 바로 66.7세는 2012년에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저출산·고령화 국민인식 조사’에서 당시 국민들이 간주하는 노인 나이였다. 다시 ‘66.7세’를 검색하면 2012년 신문 <오늘의 세상>에서 “노인은 몇 살부터라고 생각하십니까”, “2020년 우간다 평균수명”이 나온다. 최신기사로는 “65세는 아직 팔팔, 노인 기준 올리자…” 등이 보인다.
그래서 노인연령의 기준과 적용이 궁금해졌다. 2012년 당시에도 노인복지관, 치매조기검진, 폐렴구균, 무료급식의 기준은 60세부터인 반면 노인요양병원, 노인일자리사업 대상자는 65세부터였다. 당시 한국인 평균수명은 80.8세였는데 2022년에는 평균수명이 82.7세로 남자 79.9세, 여자 85.6세였다. 10년간 1.9살이 늘어났다. 현재 노인복지법상 노인연령은 65세이다. 1981년 제정 이후 44년째 그대로다. 연말에나 무료독감예방접종 혜택을 받겠거니 했는데, 지난달 “59년생 어르신 폐렴구균 무료예방접종” 홍보를 보고 처음 국가예방접종을 맞았다. 그러나 필자에게 어르신 호칭은 여전히 어색하다. 어쨌든 이번에도 노인 기준은 모호하다.
영국 런던대학교 ‘린다 그래튼’ 교수는 저서 <100세 인생> 한글판 서문에서 “이 책의 독자 중에서 50세 미만인 사람은 아마도 100세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2030년에 100세 이상 인구를 1만 명으로 예상했다. 일본은 2007년 출생자가 107세까지 생존할 확률을 50%로 예상한다.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최소 104세’까지 살 가능성을 50%로 본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최근 들어 ‘노인연령 70세 상향’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1년 50~69세 4,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중년의 노후인식 실태와 시사점’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52.6%는 노인의 연령 기준을 ‘70∼75세 미만’이라고 답했다. 2012년에 비해 노인 간주 나이가 3.3~8.3세 높아졌다. 노인연령이 70세가 되면 65세 이상은 복지수혜대상에서 제외된다. 생산인구로 전환되지만, 오히려 노인빈곤만 높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국민연금 등 사회복지제도 전반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노인문제의 관심은 필자가 무보수 명예직 속초유케어센터장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케어(u-Care)는 유비쿼터스(ubiquitous)+케어(Care)의 합성어로 어려워서 필자가 센터장을 맡고부터는 유사발음인 ‘속초유쾌센터’라 부르도록 했다. 물론 어르신들을 섬기는 센터종사자들의 태도를 강조하는 복선이 깔려 있다. 참고로 속초유케어센터는 속초시 재정지원으로 노인맞춤돌봄서비스, 특화서비스, 응급안전안심서비스, 어르신병원동행서비스를 제공하며 700여분 어르신들과 응급기기 1,200대를 상시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센터종사자는 사회복지사 10명, 생활지원사 47명으로, ‘고독사 제로(ZERO)도시 속초’ 실천의 최일선에서 사명을 다하고 있다.
가을을 맞아 섬김과 봉사로 살기 좋은 지역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최철재 경동대 온사람교양교육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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