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강원도교직원수련원에서 ‘대학입시입지원관(대입지원관) 면접 대비 역량 강화 워크숍’이 1박2일 일정으로 열렸다. 다가오는 대입 수시 면접시험에 대비해 대학별 면접 특징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효율적인 면접지도에 대해 의견들을 나누었다. 도교육청과 춘천, 원주, 강릉, 속초, 삼척, 태백 등 강원도 주요 거점도시별로 근무하는 대입지원관들이 대학별 면접 기법 등을 사례별, 주제별 발표와 토론을 통해 면접전략을 세웠다.
전국 시·도 교육청 중 강원도교육청이 처음으로 도입한 대입지원관 제도의 취지는 학생, 학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진학 지도를 위해서이다. 다양한 대학입시박람회와 진학박람회 등 교육 관련 정보가 넘쳐나는 서울과 수도권 대도시와는 달리 강원도는 그 기회가 극히 제한적이어서 과거에는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대도시에서 열리는 박람회장을 찾거나 입시 상담을 위해 각 대학들을 직접 방문하는 수고를 들여야 했다. 그나마 집안 형편이 좋아야지 가능한 일이어서 ‘교육양극화’ 논란도 있었다.
대학에서 입시 평가를 비롯한 다양한 입학 관련 업무를 하는 입학사정관으로 오랫동안 활동한 경력을 지닌 전문가들을 대입지원관으로 선발하여 각 거점도시에 배치한 이 제도 덕택에 수험생들과 학부모들, 그리고 교사들이 많은 도움을 받아왔다. 각 종 진학상담은 물론이고 대학과 학과에 대한 상담, 그리고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진학지도를 통해 매년 좋은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으며, 교육수요자 만족도 역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 지역에 배치된 대입지원관은 속초교육문화관 3층에 사무실을 두고 학생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개인별 상담과 더불어 일선 학교 방문 상담 및 지도를 하고 있다. 주변 지역인 양양, 고성, 인제까지 출장을 다니며 대학입시 정보가 부족한 학생들에게 개인별, 학교별 지도를 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평일 보통 밤 10시까지 진행하는 대입지도는 대학입시 수시가 시작되는 9월부터 정시가 마무리되는 1~2월 까지가 가장 바쁜 시기이다. 대입지원관 한 사람이 속초를 포함한 4개 지역을 오가며 상담과 지도를 진행하다보니 업무량이 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관심과 열정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다.
대입지원관이 진로지도 업무를 병행한 적이 있었다. 속초 지역의 시청, 경찰서, 군부대, 소방서, 속초예총 등의 공공 기관들과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개인사업자들로 ‘진로자문위원단’을 구성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직업군에 대한 소개와 진로 상담을 진행하면서 대입지원관이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역할을 담당하였다. 약 50여개의 직업군이 참여해 낮은 학교급별인 유·초·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린 나이부터 자신의 꿈을 설계할 수 있도록 1:1 상담과 체험 등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대입지원관이 학생과 학부모들이 상담을 원하는 직업군을 선정, 상담 가능한 시간을 정하고 함께 참여하는 협업(協業)으로 진행되었다. 교육기부 형식으로 기관들과 개인들의 능동적이며 자발적 참여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우리 지역에 위치한 강원도교육청 직속기관인 ‘강원진로교육원’이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더욱 전문성 있게 운영한다고 한다. <휴먼 북>이라는 프로그램이다. ‘도서관 서가에 꽂혀 있는 책 대신 사람(휴먼북)…. 사람목록 중 만나고 싶은 사람을 선정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며 그 사람의 경험을 접하는 새로운 독서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속초·고성·양양 지역 주민 누구나 멘토가 되어 학생들에게 삶의 경험 및 각 분야의 생생한 현장감 있는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어 아이들의 진로와 꿈을 만들어 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다. 강원교육이 ‘맑음’을 유지하고 지속할 수 있는 이유도 교육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지닌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감사한 일이다.
양용석
강원도교직원수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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