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2년간 시민들이 바라본 민선 8기 시정에 대한 시선과 평가에 대해서 시민을 대표하는 한 사람으로서 민의를 대변하고자 한다.
민선 8기 시정에서는 정말 핫한 이슈가 많았다. 신청사 이전문제, 대관람차와 영랑호 부교 철거문제, 옛 동우대 매각문제, 청호동 부지매입 문제, 남부권 중학교 이전문제 등, 많은 난제들이 지금까지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그런데 민선 8기 시정이 지금까지 이런 이슈들에 대처해 온 방식은 불통의 리더십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대의기관인 의회와의 소통에 앞서 언론을 통해 현안에 대해서 보도하고, 의회는 그 보도를 통해서야 비로소 행정의 입장을 알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을 반복적으로 연출했다. 그럼에도 당면한 이슈가 논란으로 치닫게 되면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거나, 의회의 예산심의가 통과되었을 때 행정처리할 수 있다는 명분 있어 보이는 이유로 의회에 공을 떠넘기는 일도 다반사였다.
시민들과의 소통에 있어서도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다. 시민들은 곳곳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시민참여’는 구색 갖추기에 불과할 뿐,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한 흔적은 많지 않다.
그 일례는 소상공인이다. 속초시의 1인 경영인을 포함한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은 속초시 전체 종사자 수의 45%에 달하는, 지역경제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룬다. 요즘 소상공인들은 불경기를 온몸으로 체감하며 곡소리를 내는데, 한쪽에서는 지역경제효과 유발이라는 거창한 명목하에 각종 축제·행사·이벤트들을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시기와 내용으로 연이어 개최한다. 소상공인들은 여러 여건상 행사에 참여하기 어렵고, 오히려 행사 기간에는 매상이 더 떨어진다며 속상해한다. 이들은 공무원과 사회단체를 동원해서야 치를 수 있는 일회성 행사에 지출되는 예산을 아껴 지역경제를 위한 중·장기적인 정책들에 그 예산을 써줄 것을 바란다.
다음으로, ‘속초시는 2,5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도시’라는 홍보에 비해 관광정책과 교통, 도시관리에 있어 아쉬움이 많다는 목소리다. 시민들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관광 트렌드에 발맞춘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있는 관광시설·정책을 원하지만, 민선 8기 시정은 속초시를 더욱 매력있게 할 ‘포인트’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관광도시 속초’에서 거주하면서 여러 불편사항들을 감내하고 있는데, 그 첫 번째는 ‘교통 문제’다. 시민들은 소위 ‘시즌’ 시기만 되면 시장 한번 가려고 해도 교통체증으로 큰맘 먹고 나가야 하는 지경이고, 온갖 불법주차들로 인해 이중고를 호소한다. 이처럼 도시 곳곳이 교통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데, 행정에선 적재적소의 주차장 신설 등 근본적인 해결책보다도 불법주차 단속만 반복함으로써 행정력 낭비와 피로감 누적, 관련 민원 등 불만의 목소리만 커지고 있다.
두 번째 불편사항은, 주요 관광지와 생활공간에 넘쳐나는 ‘쓰레기’와 곳곳에서 뿜어나오는 ‘악취 문제’다. 도내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관광지로 속초관광수산시장과 속초엑스포공원이 선정된 적이 있다. 실상은, 두 곳 모두 쓰레기와 오물로 인한 악취가 진동한다.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도시관리가 미흡하다”며 목소리를 높이는데, 정작 지금의 민선 8기 시정은 화려한 조명 등으로 겉모습만 치장하기에 급급한 안타까운 모습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많은 시민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 중의 하나는 ‘인사 문제’다. 능력 있는 사람이 능력에 맞는 자리에 앉았는지, 또는 더 능력 있는 사람이 측근 인사가 아니어서 등용되지 못하는 불합리가 없었는지 하는 부분을 우려한다. 인사권은 시장의 고유 권한이라고 하지만, 그 권한을 드린 것 또한 시민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필자는 민선 8기 시정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다. 그것이 속초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행복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 이병선 시장은 먼저 시민들과 그 대의기관인 의회의 매서운 비판을 경청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겸손하게 시민 곁에 다가가고, 사회적 약자·소수자에게는 늘 따뜻한 속초시장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염하나 속초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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