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청봉의 ‘나와 바다이야기’의 김일태(맨 오른쪽) 연출과 출연진이 청호동 바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여기 이 바닷가 마을에 아주 아주 많은 사람이 사이좋게 살았어요.”
연극 <나와 바다이야기>는 바닷가 마을에 사는 한 가족의 이야기다. 평생을 바닷가에서 살아온 할머니 복녀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물고기를 잡으며 힘겹게 딸을 키워낸 아버지 상익, 오랜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딸 소희. 언젠가 어디서 만난 것처럼 익숙한 인물들로 이야기를 풀어내며, 우리가 바다와 함께 어떻게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극단 청봉의 김일태 연출은 관객과 함께 이야기에 빠져들기 위해서 연극의 배경을 청호동 아바이마을의 ‘해녀의 집’으로 선택했다. 조명, 무대세트 등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연극적 장치를 대신하여 아름다운 자연의 빛과 삶의 공간을 그대로 작품의 배경으로 보여준다. 청호동 아바이마을 간이해수욕장 맞은편에 위치한 ‘해녀의 집’은 속초의 해녀들이 작업하는 공간이다. 낮은 지붕의 집에는 작업을 위한 물건들이 가득하고 마당으로 나가면 청호동의 바다가 보인다. 속초의 하늘과 바람, 바다와 파도소리가 가득한 공간에서 속초의 연극이 펼쳐진다.
지역에서 작가와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는 손미애는 2023년 고성의 주민들과 함께 만들었던 희곡을 극단 청봉의 배우들과 공간에 맞게 재창작했다. 속초의 이야기로 다시 태어난 작품은, 한 가족의 갈등과 화해, 이웃 사람들의 따뜻한 정, 현재 맞닥뜨리고 있는 기후위기의 상황까지 진정성 있게 풀어낸다. 먼 옛날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목숨 걸고 바다에 나가던 시절부터, 스노쿨과 오리발을 끼고 바다에 놀러가게 되기까지, 변화된 모습과 함께 세대별 바다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와 변해가는 자연 속에서 적응하고 발전해가는 노력을 담았다.
연극 <나와 바다이야기>는 극단 청봉(대표 최은희)이 속초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실경연극으로, 9월 7일 토요일 오후 6시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의 ‘해녀의 집’에서 펼쳐진다.
속초문화관광재단의 ‘2024 속초문화예술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김영주, 김성호, 남희영, 최덕춘, 김수정, 안효란 배우가 출연하며, 작가 손미애, 연출 김일태, 총괄기획 최은희, 조연출 윤영욱, 조명감독 최정원, 무대감독 박유덕 등이 참여한다.
연극 <그날, 그날에>에서 북청댁 역할을 맡았던 김영주 배우가 할머니 복녀 역을 맡아 다시 한 번 진중하고 사려 깊은 할머니 연기를 선보이며, 중국훈춘시문화관 테너가수로 활동했던 최덕춘 배우가 함경도 아저씨역으로 출연하여 바다의 노래를 부른다. 바다에 나가야지만 살 수 있었던 사람들의 노래와 함께 관객의 심금을 울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처럼 단순하고 진솔한, 속초사람들이 만들어낸 속초의 이야기가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펼쳐질 것이다. <공연문의 : 극단 청봉(010-4558-9639)>
손미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