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 경력…양장·양복기능사 자격증 취득
창의적 의상·우쿨렐레 연주 동영상 SNS에 공유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목표를 이뤄가는 이가을씨 가족 사진.
속초시가족센터가 진행하는 ‘결혼이민자와 다문화가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이가을씨를 만났다.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인터뷰 요청을 하게 되었다.
이가을씨는 올해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지 11년째이며, 초등학교 1학년 딸과 속초에 살고 있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이다. ‘가을’이라는 이름은 남편이 사계절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가을이라서 남편이 한국식 이름으로 지어주었다고 한다.
가을씨는 한국인 남편과는 베트남에서 만났다. 결혼을 계기로 2015년에 한국에 와서 서울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남편은 베트남에서 사업을 했었고 베트남어를 할 줄 알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베트남어와 한국어를 섞어서 의사소통을 했다. 그 후 2017년 서울에서 딸을 낳았다. 가을씨는 원래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외향적인 성격이었으나, 낯선 환경에서 처음 경험하는 육아로 인해 산후 우울증을 겪게 되었다.
그러던 중 가을씨 부부는 2021년 12월 속초로 이사를 왔다. 가을씨의 남편 고향이 고성이라서 남편의 고향과 가까운 속초에서 살게 되었다. 속초에 온 이후 간호조무사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여 합격했다. 간호조무사로 병원에 취업을 했으나 체력적 부족과 빠른 언어소통의 부담 등으로 인해 다른 진로를 찾게 되었다.
이후 가을씨는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과학부 보건행정학과에 입학하였다. 현재는 2학년에 재학 중이다. 보건행정학과에서는 보건학, 보건행정, 보건의료정책 등을 배우며 졸업 후 주로 병원의 사무직종으로 취업한다. 학과 공부가 어려워서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졸업 후 ‘국제의료 관광코디네이터’가 되는 목표가 있어 학과 공부에 열심히 임하고 있다. 글로벌화와 한국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해외에서 한국의 의료 서비스를 받고 싶은 사람들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국제의료 관광코디네이터는 그런 외국인 환자를 한국의 병원과 연결해주고 원활한 치료를 위해 입원 관련 서류작성이나 통역 등 다양한 도움을 주는 직업이다. 가을씨는 이미 의료통역 자격을 취득해, 현재 속초에서 베트남 노동자나 이주민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 의료 통역 봉사를 해주고 있다.
가을씨는 올해 새로운 도전으로 다문화이해교육강사를 시작했다. 딸에게 엄마가 학교에서 강사 활동을 하는 도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많이 긴장했지만, 다문화이해교육강사 활동을 통해 산후 우울증으로 떨어진 자신감도 다시 회복하여 예전의 외향적인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가을씨의 딸도 항상 도전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자라서 그런지 새로운 것에 적극적이고 친구들도 잘 사귀는 밝은 아이로 성장하고 있다.
이가을씨가 단풍나무로 만든 옷.
가을씨는 속초가 아주 살기 좋다고 한다. 공기도 좋고 운동하기도 좋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어서 속초라이프를 마음껏 즐기고 있다. 그래서 공부 이외에도 취미생활도 열심히 하면서 지내고 있다. 원래 패션디자인이나 옷 만들기에 관심이 많았고 베트남에서 의류 관련 전문학교를 졸업해 패션디자인 자격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에 와서 1년간 학원을 다니고 양장기능사자격증, 양복기능사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는 가끔 시간이 날 때 원단이 아닌 은행나무, 단풍나무, 신문 등의 재료로 창의적인 옷을 만들어 SNS에 공유하며 즐기고 있다. 우쿨렐레 연주도 좋아해서 연주하고 노래하는 동영상도 함께 올리기도 한다.
한국에 와서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육아로 힘든 시기도 겪었지만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목표를 이루어내는 그녀의 모습과 남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이 참 예쁘다. 앞으로도 가을씨의 도전을 응원한다.
오다아키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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